알뜰폰(MVNO) 이용자는 이동통신 3사(MNO) 이용자에 비해 ‘가성비’를 추구하는 성향이 훨씬 강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같은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요금제 선택, 서비스에 대한 가치 인식이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이동통신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소비자의 통신 서비스 이용 성향을 물어본 ‘이동통신 기획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해 9월 14세 이상 휴대폰 이용자 3만324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통신3사 이용자는 요금을 ‘최대한 쉽고 편하게’(53%) 선택하는 것을 선호한 반면 알뜰폰 이용자는 ‘시간·노력을 들여서’(66%) 스스로 선택하는 것을 선호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통신3사 이용자가 편의성을 중시한다면 알뜰폰 이용자는 가성비를 추구하는 성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결합 혜택을 위해 특정 통신사에 ‘묶여도 괜찮다’는 응답이 통신3사 이용자는 5명 중 4명(80%)에 달한데 비해 알뜰폰 이용자는 5명 중 2명(38%)에 그쳤다. 오히려 상당수 알뜰폰 이용자(62%)는 결합 혜택이 있어도 특정 통신사에 ‘묶이고 싶지 않다’고 했다.
통신 서비스의 요금 대비 가치에 대한 인식도 달랐다. 통신3사 이용자가 기본제공 데이터 50%, 통화·문자 26%, 비통신 서비스(멤버십 혜택) 24% 순으로 요금 대비 가치를 매겼다. 알뜰폰도 가치를 매긴 순서는 같았지만, 각각의 비중은 62%, 30%, 8%이었다.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알뜰폰 이용자들은 부가 서비스보다는 기본적인 통신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모습이다.

컨슈머인사이트는 “고객 요구 측면에서 통신3사 이용자는 편의성과 안정성을, 알뜰폰 이용자는 비용 절감과 유연성을 중시하고 있다”며 “고객 행동 측면에선 통신3사 이용자가 특정 통신사를 오래 유지하며 혜택을 극대화하려는 데 비해 알뜰폰 이용자는 필요에 따라 이동하며 최적의 요금제를 직접 선택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사용하는 네트워크 기반이 동일하고 고객 이동이 가능한 동일한 산업 안에 있지만, 마치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처럼 별도로 작동하는 특성이 엿보인다”고 덧붙였다.
올 들어 정부는 알뜰폰 사업자가 통신 3사에서 망을 빌려 쓰는 대가로 부담하는 도매대가를 최대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이에 따라 중소 알뜰폰 업체들이 월 1만원대에 데이터 20GB를 쓸 수 있는 5G 요금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오는 6월까지 알뜰폰 사업자 8곳이 1만5000~1만9000원대 5G 요금제를 20여개 선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