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의대생이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400점 만점에 398점을 기록하며 경북 수석을 차지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의료계 집단 휴학 사태로 예견됐던 의대생들의 상향 지원이 현실화되면서 교육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경북 경주 출신으로 도내 모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조모씨는 이번 수능 가채점 결과 과학탐구영역 지구과학 1문항을 제외한 전 영역에서 만점을 받아 398점을 기록했다. 조씨는 상위권 의대 진학을 목표로 수능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 정원 1500명 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의대생들의 수능 응시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의 한 사립대 의대 1학년생 이모씨는 "2학기에도 휴학이 이어지는 분위기라 7월부터 서울대 의대 진학을 목표로 수능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충청권의 한 의대생은 "소위 '빅5' 의대를 목표로 재도전했다"면서 "단체 휴학 중이어서 수능에 응시한 의대생이 상당수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의대생들의 상향 지원이 확인되자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한 학부모는 "정부가 의대생들의 재수를 부추기는 상황을 만들었다"며 "수능 경험이 있는 의대생들과 경쟁해야 하는 현역 수험생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고 성토했다.
입시업계는 올해 반수생이 전년 대비 4000명 증가한 9만3000명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메가스터디 남윤곤 입시전략소장은 "평소에도 지역 의대생들의 상향 지원이 많았는데, 올해는 대규모 휴학 사태로 인해 더 늘어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의대생들의 반수는 현역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는 등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계는 의대생들의 잇따른 상향 지원이 올해 의대 입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