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서쪽으로 100㎞ 떨어진 바양항가이에는 사막화에 대응하기 위해 조성된 숲이 있다. 한쪽에는 ‘비타민 나무’로 불리는 어린 차차르칸 2000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지난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악동뮤지션(악뮤)의 가족이 사단법인 푸른아시아에 기부해 만든 ‘사랑의 숲’이다.
몽골에서 악뮤 남매(이찬혁·이수현)를 키운 선교사 출신 아버지 이성근씨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가족회의에서 악뮤 공식데뷔 10주년을 기념해 의미 있는 기부를 하자고 결정했고, 그중 하나가 환경을 위한 기부였다”며 “우리 가족이 몇 년간 살았던 몽골의 사막화 방지를 위한 나무심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랑의 숲은 사막화를 방지하는 역할 뿐 아니라, 열매 수익 등을 통해 지역 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씨는 “우리가 심은 나무들이 토질을 개선시킬 뿐만 아니라 마을과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자립의 기회를 제공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몽골서 홈스쿨링로 악뮤 남매 키워 “소중한 추억 가진 곳”

악뮤는 몽골을 '제2의 고향'이라고 부를 정도로 인연이 깊다. 이찬혁·수현 남매는 어린 시절에 선교사인 부모님을 따라 몽골 생활을 시작했고, 홈스쿨링을 하면서 음악적 재능을 꽃피웠다고 한다. 이 씨는 “지금의 악뮤가 만들어지는 데 있어서 중요한 시기가 됐다는 점에 있어서 소중한 추억과 의미를 가지는 곳”이라고 전했다.
몽골을 떠나 한국에 정착한 지 오래됐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몽골의 초원이 사막으로 변하고 있어 안타깝다는 마음도 전했다.
이씨는 “사막화를 방지하기 위한 여러 나라의 지원이 있었고, 이제는 몽골 내에서도 환경 문제에 대한 위기를 인식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이 시작되고 있는 것 같다”며 “완전한 해결은 어렵더라도 위기를 개선하고 완화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기를 바라며, 후손들에게도 몽골의 아름답고 광활한 풍경을 물려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