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달 출시 2주년을 맞는 텍스트 기반의 SNS ‘스레드’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라이팅 힙(Writing Hip)’의 흐름을 타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3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최근 1년간 국내에서 가장 크게 성장한 SNS 애플리케이션(앱)은 스레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스레드의 사용 시간은 6억7300만분으로 전년 동월 7200만분과 비교해 9배 이상(835%) 증가했다. 쇼트폼 플랫폼인 틱톡과 또 다른 텍스트 기반 플랫폼 엑스는 같은 기간 각각 64%, 25% 늘어났다. 국내 이용자 역시 지난해 4월 273만명에서 지난 4월 609만명으로 2배 넘게 늘었다. 이용자 738만명을 보유한 엑스의 규모를 채 2년이 안되는 사이에 80% 이상 따라잡은 것이다. 와이즈앱·리테일은 “해외에서 주로 각광받던 텍스트 기반 SNS 스레드도 국내에서 점점 사용자 수와 사용 시간을 확보해나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기업 메타가 개발한 스레드는 2023년 7월 ‘엑스의 대항마’라는 세간의 기대 속에 등장했다. 출시 7시간 만에 가입자 1000만명을 모은 데 이어 5일 만에 1억명을 돌파하며 챗GPT를 뛰어넘는 기록을 세웠다. 이후 차별성 부족 등의 문제로 상승 곡선이 한풀 꺾이며 잠시 주춤하는 듯했으나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2년 엑스의 전신 트위터를 인수, 각종 유료 서비스를 도입하자 이에 반발한 일부 이용자가 엑스를 떠났고 이 중 많은 수가 스레드에 둥지를 틀었다. 지난해 미국 대선 국면에서 머스크의 정치 간섭, 편향 논란이 일자 전 세계에서 엑스 ‘탈퇴 러시’가 이어졌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지난 4월 말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스레드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전 분기보다 3000만명 증가한 3억2000만명이라고 밝혔다. 같은 시기 엑스의 MAU는 6억명이었다.

‘읽기’ 넘어 ‘쓰기’로
스레드를 비롯한 텍스트 기반 SNS의 성장은 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 불고 있는 ‘라이팅 힙’의 영향이라는 시각도 있다. 라이팅 힙이란 글쓰기를 뜻하는 ‘라이팅’에 개성 있고 멋지다는 뜻의 ‘힙’을 붙인 신조어로, 글쓰는 것을 ‘쿨하다’고 여기는 흐름을 가리킨다. 실제 스레드 이용자를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37.2%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24.5%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시작된 텍스트 힙(책 읽기가 세련된 것으로 여겨지는 현상)이 ‘읽기’를 넘어 ‘쓰기’로 확장된 것으로, 자극적인 콘텐츠의 범람이 텍스트에 대한 선호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라이팅 힙은 만년필, 노트 같은 글쓰기 도구의 판매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플랫폼 29CM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2월12일까지 문구 및 사무용품 거래액이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지난 4월 29CM가 주최한 문구 페어에는 5일간 총 2만5000명이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