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황상하 사장 체제 첫 신임 감사 선임...이번에도 서울시 출신?

2025-09-02

SH·서울시·서울시의회, 감사 후보자 추천 위한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지난 10년간 감사로 서울시 출신...SH 독자적 움직임 견제 시도 전망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감사 선임을 위한 절차에 나섰다. SH 사업과 이사회 의사결정을 감시할 감사가 어떤 인물로 낙점될지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후보자는 SH, 서울시, 서울시의회로 구성된 임추위가 선정하지만 최종 선임권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있어 오 시장과 서울시의 판단 기준이 인선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H는 감사 후보자 추천을 위한 임추위 구성에 착수했다. 이달 29일 이병한 감사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이 자리를 이어받을 신임 감사를 선임하고자 임추위를 설립하는 것이다. 임추위는 SH가 추천하는 2명, 서울시 추천 2명, 서울시의회 추천 3명으로 구성된다. SH는 지난 7월 공사가 추천하는 2명을 선임했다.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각각 추천 인물을 정리해 SH에 전달한 상태다. 임추위는 관련 규정에 따라 경영전문가, 경제 관련 단체 임원, 고위공무원(일반직) 퇴직자, 공인회계사 등으로 이뤄진다.

SH는 이달 중으로 공모를 통해 감사 희망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임추위는 희망자 중 선임 규모(1명)의 2배수인 2명 이상으로 후보자를 뽑는다. 이 과정에서 위원 간 의견이 맞지 않아 회의가 선임 일정이 연기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오 시장은 최종 후보자 중 적임자 1명을 감사로 선정한다. 감사 선임 과정에 SH, 서울시, 서울시의회가 간접적인 방식으로 고루 참여하지만 결정적인 선택권은 오 시장에 있는 셈이다.

감사는 SH 임원으로서 공사의 회계와 업무 전반에 대해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사회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SH를 대표할 다른 임원이 없는 경우 감사가 임원 대표권을 갖는 등 영향력이 적지 않다. 최근 서울시내 주택 공급 부족으로 공공의 역할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SH 사업 방향성을 감시할 감사의 역량도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기존 이병한 감사는 서울시 출신이다. 서울시에서 재무국장, 기획조정실 재정기획관, 금천구 부구청장, 기획조정실 국제협력관, 기획조정실 경영기획관, 도시교통본부 교통정책과장 등을 역임했다. 2022년 9월 오 시장은 이 감사를 선임했다. 서울시의 전반적인 행정과 조직을 총괄하는 부서인 기획조정실에 오랜 기간 몸 담은 인물을 적임자로 본 것이다. 특히 SH 예산은 서울시가 재정 지원 규모를 결정하는 구조인 만큼 이 감사가 시에서의 재정 관련 경력이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9년 3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선임한 이비오 전 감사도 서울시 출신이다. 이 전 감사는 서울시 성동구 부구청장, 도시기반시설본부 건설총괄부장 등으로 일한 바 있다. 2016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감사를 맡은 김현식 전 감사도 마찬가지다. 김 전 감사는 서울시 기획경영국장, 도시안전과장, 보행친화기획관 등 경험이 있다. SH 감사를 서울시 출신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서울시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인 SH가 시와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도록 공사의 감사로는 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 적합하다고 평가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SH 감사로 서울시 출신이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SH 이사회에 공사 출신은 황상하 사장을 비롯해 심우섭 상임이사, 김영준 상임이사, 조대원 상임이사, 한성욱 노동이사, 설재훈 노동이사 등 총 6명이다. 전체(15명)의 40%가 공사 출신, 60%가 서울시나 정치권·학계 등 외부 출신이다. 2016년부터 근로자이사제 도입으로 노동이사를 SH 임직원들이 투표로 선출하게 되면서 공사 출신의 비중이 늘었다.

김헌동 전 SH 사장 시기 오 시장과 김 전 사장은 매입임대 등 정책 방향성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지난해 말 SH가 황상하 사장 체제로 전환된 후 양 기관은 주택 공급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비교적 원만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지난 7월 SH가 사명을 기존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현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로 바꾸면서 향후 개발 역량을 발휘하는 자체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SH 기관장과의 갈등을 경험한 오 시장이 공사의 독자적 움직임을 견제하고자 이사회에 대한 서울시의 영향력을 일정 부분 이상 유지하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SH 감사 선임은 임추위의 결정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시가 직접적 권한을 갖지 않는다"면서도 "감사로 시와의 호흡, 재무 전문성 등 다양한 역량을 갖춘 인물이 선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blue9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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