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자치도의회가 23일 연명의료결정제도 설명회를 가졌다. 광역의회로는 최초로 가진 설명회에는 도의회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해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했다. 전북지역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5.2%를 넘고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 및 환자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이다. 행사를 계기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이 전북지역 전체로 확산되었으면 한다.
연명의료결정제도는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의학적으로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받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다. 무의미한 연명의료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2016년 2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단계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이 법에 따라 2018년 2월 4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여기서 연명의료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할 수 있는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체외생명유지술, 수혈, 혈압상승제 투여 등의 의학적 시술로서 치료 효과 없이 임종시간만 연장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병원에서 사망하는 비율이 77%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마지막 순간까지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임종을 맞이한다. 환자는 극단적인 고통에, 가족들은 경제적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처럼 환자 및 가족에게 고통과 부담이 커지면서 연명의료 중단을 희망하는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많아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19세 이상 성인 102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2%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같은 제도가 올해 7년째를 맞고 있으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 실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올해 2월말 기준으로 전국적으로(19세 이상) 274만7000여명이 등록했으며 이중 전북은 16만3000여 명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높은 수준이지만 아직 10%대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등록률이 높지 않은 것은 절차와 범위 등이 너무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임종환자의 고통을 덜어줄 호스피스 병상과 인력을 확충하고 조력사 또는 안락사에 대해서도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 연명의료 활성화를 위해 지방의회뿐 아니라 보건소 등 자치단체가 나섰으면 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연명의료 #활성화
전북일보 opinion@jjan.kr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