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턴이 되었다. 바로 전 원고를 제출할 때까진 치의학대학원 본과생으로 소개되었던 신분이 이제는 아마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인턴으로 바뀌어 소개될 것이다.
본과 1, 2학년 땐 레지던트 선생님과 구별하지 못했던, 본과 3학년이 되고서는 점심 먹을 시간도 부족해 보였던 바로 그 ‘인턴선생님’이 된 것이다. 졸업식의 그 짜릿한 기쁨도 잠시, 2월의 마지막 주엔 인수인계를 받고 새 유니폼을 받으며 인턴으로 거듭날 준비를 했다.
본과를 졸업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작된 인턴 생활이고, 근무복 바지와 자켓형 가운이 생겼다는 것 외에 원내생과 큰 차이가 없기에 “뭐 크게 다르겠어?” 라고 생각했었던 지난 시간이 무색하게, 막상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하고 여러 행정업무를 하다보니 이게 첫 직장이 되었다는 것이 새삼 실감이 났다.
봉직의로서 사회에 나간 동료들보다는 순한 맛의 사회겠지만, 그래도 무엇이 중한가, 나 또한 이제 ‘사회인’이 된 것이다. 예상보다 길었던 등록금만을 내는 학생 신분을 드디어 벗어나, 월급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낯설고 신나는 변화였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강의실에서 도란도란 떠들며 얘기를 나눴던 동기들이 이제는 서로 다른 일터에서 각자의 일을 해내고 있는 얘기를 들어보면 지난 시간이 꿈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너무 다른 일상을 지내게 되었다. 특히나 봉직의로 나간 동기들의 얘기를 듣고 있노라면 아예 다른 길을 선택한 듯 느껴지기도 한다. 결국 먼 미래엔 배경은 달라도 같은 길을 걷게 될 사람들이기에 지금 이렇게 큰 일상의 차이가 신기하기도 하다.
현재 돌고 있는 나의 첫 번째 턴은 치과보철과다. 어찌나 긴장을 했는지 악몽에 시달릴 정도였다. 너무 잘 맞는 동료들과 조금이라도 우리의 편의를 봐주시려고 노력해주시는 레지던트 선생님들 덕에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교수님 진료에 들어가게 될 땐 인계지를 몇 번이고 되뇌이게 된다. 이제는 귀여운 학생으로 봐주시지 않는다는 사실을 2주간 약간의 꾸지람을 통해 피부로 실감할 수 있었기에 더 긴장하게 되기도 한다.
12개월 중 고작 1개월도 채 다니지 않은 지금까지의 소감은, 분명히 피곤하지만 재미있기도 하다는 점이다. 인턴은 보고 배우며 사소하지만 꼭 필요한 일들을 하면서, 동시에 평가를 받는 자리이기도 하기에 어느 순간 그 부담감이 크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내 작은 실수가 팀원에게 폐가 될까 걱정되기도 하고, 내 면면들이 어떻게 평가될지 걱정되기도 한다. 그래도 결국 묵묵하게 틈을 메꿔간다면 이 시간이 의미 있을거라 믿으며 남은 시간들도 알차게 채워보려 한다.
국가고시를 통과하고, 치과의사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지만, 치과의사 중에서는 제일 부족한 치과의사이기에 보고 배워야 할 것들이 산더미다. 지금은 그저 말하는(어떨 땐 말조차도 못하는) 감자지만, 12개월이 지나면 조금은 달라지길 바라며, 앞으로의 1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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