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업계는 올해 구조적으로 수익성 한계가 뚜렷하게 드러난 한 해였다. 카드 이용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가맹점 수수료 규제와 대출 축소, 비용 부담 확대가 겹치며 업계 전반의 실적이 감소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카드사들은 기존 경쟁 구도의 재편과 함께 해외 결제·신사업 확대, 보안 투자 강화 등 생존 전략을 동시에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Quick Point!
카드업계 수익성 한계 심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대출 축소, 비용 증가로 실적 악화
경쟁 구도 재편과 신사업 모색이 주요 과제로 부상
올해 가장 눈길을 끈 변화는 선두 카드사를 중심으로 형성돼 온 독주 구도에 균열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먼저 10년 만에 업계 당기순이익 1위의 주인이 바뀌었다. 삼성카드는 비용 효율화와 내실 중심의 경영 전략을 바탕으로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며, 지난해 신한카드를 제치고 연간 순이익 1위에 올랐다.
신한카드는 2007년 LG카드 인수 이후 장기간 카드업계 선두 자리를 지켜왔으나, 지난해 연간 순이익 기준에서는 삼성카드에 자리를 내줬다. 4분기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순이익이 급감한 점이 순위 변동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시장에서도 구도 변화가 감지됐다. 그간 PLCC 시장의 절대 강자로 평가돼 온 현대카드는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코스트코 등 주요 대형 가맹점과의 독점 제휴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주도권을 유지해 왔다.
다만 최근 주요 카드사들이 PLCC 확대에 적극 나서면서 기존 제휴 구조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스타벅스는 삼성카드와 PLCC 제휴를 체결하며 올해 관련 계약을 확대하겠다고 밝혔고, 배달의민족은 신한카드를 새로운 제휴 파트너로 선정해 PLCC 상품을 출시했다.
독점 체제 붕괴와 함께 카드사 간 PLCC 제휴처 확대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신한카드는 카카오뱅크, GS리테일, 스타필드 등과 PLCC를 잇달아 선보이며 포트폴리오를 넓혔고, KB국민카드는 쿠팡과 협업한 PLCC 상품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이같은 경쟁 심화의 이면에는 카드업계 전반을 압박하는 수익성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기조가 이어지면서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수수료 인하 정책에 따라 카드사들의 핵심 수익원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금리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으로 이자비용 부담이 커졌다. 연체율 상승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 역시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카드사들의 주요 대체 수익원으로 부각됐던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의 중요성도 다시 커졌다. 다만 지난 6월 정부가 신용대출 규제 과정에서 카드론을 신용대출에 포함시키면서 성장세는 한동안 둔화됐다.
다만 고금리 기조와 서민 자금 수요 확대의 영향으로 최근 카드론 잔액은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11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2조5529억원으로, 직전월(42조751억원) 대비 1.1% 증가했다.
또 카드사들은 수익성 방어를 위해 올해 트래블카드와 해외 결제 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을 펼쳐 왔다.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의 해외 환전·결제 서비스 고도화로 지난해에 이어 체크카드 해외 이용 점유율 40%대 초반을 유지하며 시장 선두 자리를 지켰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도 계좌형 구조와 국내 혜택 강화를 골자로 한 SOL 트래블 체크카드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후발주자 카드사들도 다양한 혜택과 서비스를 앞세워 트래블카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롯데카드는 트래블월렛과 협업한 '트래블월렛 하이브리드' 상품을 출시해 해외 결제 수수료와 국제 브랜드 수수료를 면제하는 전략으로 고객 확보에 나섰고, 우리카드 역시 '위비트래블 체크카드'의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며 시장 입지를 넓혀 왔다.
이와 함께 카드사들은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스테이블코인 주도권 선점에도 나섰다. 해외 결제와 외화 거래 확대 흐름 속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 구조가 차세대 지급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여신금융협회는 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9개 전업 카드사와 함께 공동 상표권, 업권 차원의 대응 방안과 역할 분담 등을 논의했다. 이후 금융당국에 스테이블코인 운영·거래 과정에 카드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건의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올해 카드업계에서는 해킹으로 인한 잇따른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며 보안 리스크도 부각됐다.
지난 9월 롯데카드는 내부 시스템 해킹으로 고객 297만명의 정보가 유출돼 금융감독원과 금융보안원의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는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인적 쇄신을 예고하며 조기 사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신한카드 역시 최근 관리자급 직원이 영업 과정에서 가맹점주 관련 개인정보 약 19만건을 유출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카드 모집 과정 전반에 대한 업권 정보보호 교육과 내부통제 강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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