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이 없다. 2024년부터 ABS 환경에서 뛴 KBO리그 포수들은 과거가 된 야구 기술을 다시 소환한다.
지름 7㎝가 조금 넘는 사이즈의 공인구가 통과하는 스트라이크존. 야구는 이 스트라이크존을 두고, 투수와 타자가 공 하나하나를 두고 벌이는 심리전이다. ABS는 스트라이크존을 결정하는 시스템인 만큼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다. 투수와 타자들의 적응도 필요하지만, 가장 많은 숙제를 받는 건 결국 포수다.
ABS가 도입되며 KBO리그는 상·하폭에 공 하나 정도 커진 스트라이크존이 형성됐다. 대신 좌·우 스트라이크존은 좁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시즌 ABS 안에서 경기를 소화한 KBO리그는 올해 타자들이 치기 어려운 높은 공의 스트라이크존 통과 비율을 낮추기 위해 ABS존을 약 1㎝ 하향 조정(180㎝ 선수 기준)했지만, 여전히 타자들의 배트가 쉽게 나오기 어려운 높은 공이 스트라이크가 될 때는 고개를 가로젓는 장면이 적지 않다.
WBC에서는 ABS가 적용되지 않음에 따라 스트라이크존은 위·아래 전체적으로 공인구 하나 차이 정도로 작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WBC에서 심판의 성향에 달라질 수 있지만 반대로 좌·우는 크게 공인구 1개 이상, 거의 10㎝도 넘게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수들에겐 공 몇 개의 스트라이크·볼이 달라질 수 있는 큰 차이다.
ABS는 포수의 기존 업무(?) 환경을 크게 바꿨다. 가장 큰 건 포구에 대한 업무를 단순화시켰다. 프레이밍, 포구 위치 등 일종의 심판 눈속임 동작도 할 필요가 사라졌다. 스트라이크존의 경계선에 들어오는 볼을 스트라이크로 판정을 받기 위한 동작이다. 과거에는 프레이밍을 잘하는 포수가 좋은 포수의 기준 중 하나였을 때도 있었다.

포수 출신인 강인권 대표팀 수석코치는 “ABS를 적용하지 않으면 아무래도 포수들이 신경쓸 것이 더 많아지게 된다. 체코전에서도 벤치에서 볼 때는 시즌 때 스트라이크 같은 공이 볼로 판정되는 경우가 몇 차례 있었는데, 실전에서는 그런게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수들은 WBC에서 다시 ‘잔 움직임’을 다시 해야 한다. 프레이밍 뿐 아니라 포구 역시 몸 중앙에서 해줘야 스트라이크 판정 비율을 높일 수 있다. ABS에서는 반대 투구여도 공이 스트라이크존만 통과하면 스트라이크로 선언됐다. 박동원은 “오랜만에 프레이밍에 신경 쓰고 있는데 아직은 잘 안되는 것 같다”며 “전 세계가 빨리 ABS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스트라이크존 상·하가 좁아진 것은 타자들이 조금 유리해질 수 있는 요소다. 투수들은 넓어진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활용하는게 숙제로 주어졌다. 스트라이크존은 눈이 이미 적응한 ‘습관’의 영역이라서 바꾸는게 쉽지 않다. 대회를 앞두고는 집중 훈련이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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