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4.11.25 09:00 수정 2024.11.25 09:00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이 한자리에 모여 에너지·공급망·첨단기술 분야에서 협력 의지를 밝혔다. 양국 상공회의소 회장단이 만난 것은 이번이 13번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5일 일본 오사카 임페리얼 호텔에서 일본상공회의소와 함께 ‘제13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를 열고 글로벌 위기극복을 위한 민간 차원의 경제협력 강화를 다짐했다고 밝혔다.
한국 측에서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 양재생 부산상의 회장, 박윤경 대구상의 회장, 이윤철 울산상의 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신현우 한화 사장 등 한국 기업인 14명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미쓰비시상사 상담역), 도리이 신고 오사카상의 회장(산토리홀딩스 부회장), 시마오 다다시 나고야상의 회장(다이도특수강 상담역), 우에노 다카시 요코하마상의 회장(우에노트랜스테크 회장) 등 9개 지역상의 회장과 기타자와 도시후미 도쿄해상일동화재보험 상담역, 호소다 야스베이 에이타로소혼포 회장, 히로세 교코 히로세제작소 사장 등 일본 기업인 13명이 참석했다.
이날 양국 상의는 에너지, 공급망, 첨단기술 등 민간이 주도할 수 있는 경제협력 유망분야를 모색하고, 이를 촉진하기 위한 지역상의 간 협력모델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했다.
서울상의 부회장으로 회의에 참석한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한일 경제협력과 경제계 역할’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밖으로는 불안한 국제정세, 안으로는 구조적 성장한계 직면이라는 내우외환의 상황에서 민간 경제협력만이 실질적 해법이 될 수 있다”며 “민간이 주도해 구체적 협력분야를 제시하고 국민들에게 협력의 이익을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한일 경제협력 유망분야로 수소산업, 첨단제조업, 관광업을 꼽았다. 먼저 수소충전소 수가 한국 290개(2위), 일본 160개(3위)로 수소산업의 핵심인프라 강국인 양국이 해외 수소 생산설비 공동투자, 글로벌 수소공급망 공동구축 등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미중갈등 속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제조업 분야 협력과 지난해 상호 방문 1위를 기록한 관광 분야 협력 필요성도 제시했다.
도리이 신고 오사카상의 회장도 발표를 통해 “한일 양국의 강점을 활용해 제3국에서 에너지·자원개발, SOC, 공급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사업을 적극 추진할 수 있다”며 “이외에도 양자 컴퓨팅, 의료·헬스케어, 문화 교류 등에서 한일 연계의 높은 잠재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의 의견 교환도 이어졌다. 김동욱 현대차 부사장은 “수소는 에너지 관점에서 탄소중립 실현과 에너지 안보 달성에 핵심적인 수단이며, 산업적 관점에서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서 중요성이 높다”며 “양국은 수소 생태계 전반의 공고한 협력을 위해 교류를 지속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양국 상의는 협력의 동력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 지역 간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한편, 양국 기업들이 협력의 실질적인 성과를 누리고 협력의 온기가 국민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양국 상의 간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박윤경 대구상의 회장과 이케다 코지 히로시마상의 회장은 ‘한일 상공회의소 협력모델’에 대한 주제 발표를 통해 대구-히로시마 상의 간 꽃 페스티벌, 육상선수권 대회 개최 등 양국 지역상의 간 협력의 생생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박 회장은 양국의 교류제약 요인으로 구체적 협력과제 부재, 낮은 교류지속성, 홍보 부족 등을 지적하고, 교류활성화를 위해 ▲공동 프로젝트 발굴 ▲교류의 지속성 유지를 위한 분야별 협의체 구축 ▲양국상의 주도 홍보강화를 제안했다.
이날 양국 상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양국이 직면한 공통의 경제·사회적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협력의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공동성명에는 ▲경제적 실익을 가져올 수 있는 협력유망 분야 발굴 ▲관광, 문화교류 등 국민교류 확대 ▲2025 APEC CEO Summit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 등이 담겼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한일 양국의 관계개선에 기여한 지역상의에게 공로상이 수여됐다. 한국에서는 경제뿐 아니라 스포츠,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확대한 대구상의, 청년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관광 협력을 이어간 제주상의가 공로상을 받았다. 일본에서는 부천, 부산 등 국내 지자체와 오랜 교류를 이어 온 시모노세키와 오카야마 상의가 공로상을 받았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내년은 한국과 일본의 국교정상화 60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라며 “이번 회의를 계기로 양국 경제계를 대표하는 대한상의와 일본상의가 협력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경제성장 기여는 물론 한일 관계개선에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내년 제14회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는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