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경수 만나서 "힘 합쳐야" 했지만
몇 시간 전 비명계 간담회는 '빈 휴게 공간'서
'통합' 허울 뿐이라는 방증…배제 극복 요원
![](https://cdnimage.dailian.co.kr/news/202502/news_1739436017_1461501_m_1.jpeg)
비주류에게 반전이 일어나긴 힘들다. 더불어민주당 원외 비명계 모임 '초일회' 간사를 맡고 있는 양기대 전 의원은 13일 오전 열린 '희망과 대안 포럼' 기자간담회를 기자회견장이 아닌 국회 의원회관 내 빈 휴게 공간 한켠에서 진행했다.
통상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려면 '현역' 국회의원이나 당 대변인의 예약이 필요하다. 국회 내 장소 대관을 누가 했느냐에 따라 정치적인 빚을 지거나, 둘 사이의 친분이 드러나기도 한다.
그래서 원외일수록, 당의 대세를 거스르는 사람일수록 '회견장 잡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원내 의원들에게는 자칫 '지도부 눈 밖에 날 수 있는 빌미'가 될 수 있어서다. 간담회실이나 기자회견장을 확보하려 했던 양 전 의원이 '원외·비명계'라는 핸디캡을 극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지난해 8월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정봉주 후보는 현역 의원들이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을 예약해주지 않아 기자회견장 안이 아닌 바깥 백브리핑장에서 회견을 진행했다. 앞서 이른바 '이재명 팔이' 세력에 대한 문제의식과 대응 계획을 밝힌 기자회견 때는, 회견장 예약을 맡아준 김준혁 민주당 의원이 당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김 의원은 "삼부토건 기자회견 한다고 했는데 내용이 바뀌었다고 하더라"며 본인이 나서 연유를 설명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지난 13일 이재명 대표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만나 "힘을 모든 범위에서 모아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고 대한민국이 다시 우뚝 서는 길에 김 지사가 함께 손잡고 같이 가길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그러나 불과 몇 시간 전에 있었던 '휴게실 기자간담회'를 보면 강하게 느껴지는 괴리감과 허울뿐인 통합·포용에 실소를 감출 수 없다.
지난달 23일 박광온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설립한 싱크탱크인 '일곱 번째 나라 LAB' 창립 기념 심포지엄은 비명계 인사가 한 자리에 모였던 행사다. 이후 저녁 자리에서 만난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유독 같은 시간대에 원내 일정이 많았다는 기자의 말에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뭘 물어. 혹시라도 근처에 보였다간 죽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