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사무관들과 비공개 간담회…“조정실·국고실 승격” 요구 분출[세종 NOW]

2025-10-21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조직개편을 둘러싼 내부 반발을 수습하기 위해 직접 사무관들을 만나 고개를 숙였다. 최근 기재부 내에서 차관보실의 정책조정 기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르자 경제 부처의 수장이 직접 직원들을 만나며 긴급 진화에 나선 것이다. 사무관들 사이에서는 기재부의 컨트롤타워 기능이 흔들린다며 정책조정실·국고실 승격까지 요구하면서 조직개편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21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20일 구 부총리와 기재부 사무관 30여 명이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개편 관련 내부 혼선과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구 부총리가 직접 간담회를 마련할 것을 지시해서 사전에 참석자들을 모집했다. 간담회는 국고국·세제실 등 여러 실국의 사무관들이 참석했는데 상대적으로 정책 조정 기능 악화를 우려한 차관보실 사무관들의 관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에 따르면 구 부총리는 “최근 조직개편 과정에서 직원들이 느끼는 불안과 상실감을 충분히 이해한다. 미안하다”며 여러 차례 고개를 숙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의 한 사무관은 “분위기가 매우 진지했고 장관이 진지하게 우리 얘기를 들어줬다”며 “내부 불만이 적지 않다는 걸 알고 있는 듯했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가 사무관들의 불만과 박탈감을 이해하고 다독이려는 노력을 보이자 사무관들도 우선은 지켜보자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기재부 내부 게시판에도 간담회 관련 후속 게시글도 올라오지 않았다.

실제 구 부총리는 13일 열린 기재위 국정감사에서 “우리 직원들이 조금 지나고 나면 다시 마음을 안정시키고 힘을 내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기재부가 되도록 제가 잘 지도하고 격려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조승래 의원은 구 부총리에게 “기재부는 그간 대한민국 공직 사회를 이끌었던 자부심이 큰 조직”이라며 “조직의 명예와 자존심이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많이 협조하고 지원할테니 구 부총리를 중심으로 직원들을 잘 단도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사무관들은 구 부총리에게 정책 총괄 기능 복원을 위한 조직 승격을 요구했다. 특히 재정 전략 컨트롤 기능을 맡아온 정책조정국을 기존 국 단위에서 실(室)급으로 승격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고, 정부의 자금 흐름을 총괄 관리하는 국고국 또한 국고실로 격상해야 한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의 한 사무관은 “정책 조정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 조직 확대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실장급 확대를 통해 인사 적체 문제도 함께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기재부는 다른 부처에 비해 인사 적체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책임은 커지고 업무는 늘어나는데 승진 길은 막혀 있어 기재부 사무관들의 불만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조직 승격 없이는 유능한 인재 유출을 막기 어렵다는 것이 기재부의 내부 판단이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 개편안 백지화 이후 기재부는 재경부의 조직 설계 구도를 놓고 행안부와 막판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예산과 금융이 모두 빠진 상황에서 실질적인 정책 조정 수단이 없다는 지적이 팽배한 만큼 조정 기능 강화 방안이 무게감 있게 논의되고 있다. 현재로서 재정부는 1차관 라인에 세제실과 차관보실을 두고, 2차관 아래에 정책조정·국고·공공 분야를 묶는 이원화 구조로 갈 가능성이 큰데, 행안부가 정책조정실과 국고실 승격 요구를 모두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조직 개편 윤곽은 이르면 11월 중 드러날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조직 개편은 정부 기능 효율화를 위한 조정 과정”이라며 “직원 의견을 수렴해 혼란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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