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중국 당국이 서방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의 기술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개방형 RISC-V 반도체의 사용을 장려하는 정책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4일 보도했다.
정책 가이드라인은 중국 인터넷 규제당국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 산업정보기술부, 과학기술부, 국가지식재산청 등 8개 정부 부처가 공동으로 작성 중이며, 이르면 이번 달 안에 발표될 가능성이 있지만 정책 논의가 아직 진행 중이어서 최종 발표일은 변동이 있을 수 있단 전언이다.

RISC-V는 축소 명령어 집합 컴퓨터(RISC) 기반의 개방형 명령어 집합(ISA)이다. ISA는 스마트폰부터 인공지능(AI) 중앙처리장치(CPU)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칩을 설계하는 데 사용되는 설계 규격으로, 미국의 인텔과 AMD,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소유한 ARM과 같은 기존의 상용 칩 아키텍처와 경쟁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이들 기업으로부터 아키텍처 라이선스를 사 왔는데, RISC-V는 오픈소스(open-source·개방형)여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그 설계를 자유롭게 수정하고 구현할 수 있다. 라이선스 비용이나 제한이 없는 것이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을 규제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의 국가 기관과 연구소들은 RISC-V를 적극 채택해 왔다. 비용이 저렴하고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기술로 보고 있어서인데 중앙 정부가 이를 정책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중국의 주요 RISC-V 반도체 설계자산(IP) 제공업체 중에는 알리바바의 셴티에와 스타트업 뉴클레이 시스템 테크놀로지 등이 있다. 이들은 상용 RISC-V 프로세서를 칩 설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AI 모델이 비교적 성능이 떨어지는 칩으로도 효율적으로 구동될 수 있다는 점이 RISC-V 채택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가격이 저렴해 중소기업들이 AI와 딥시크를 사용하려는 경우, RISC-V 아키텍처로 설계된 칩을 선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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