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내년이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가운데 최근 폐렴으로 사망하는 고령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과계 내부에서는 구강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구강 내 세균이 증식해 흡인성 폐렴 등으로 사망하는 고령자가 늘고 있는 만큼 이를 예방할 법적·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3년 사망원인 통계 결과’를 살펴보면 폐렴으로 사망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80세 이상 고령층에서 이 같은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지난 2023년 기준 사망자 35만2511명 중 80세 이상 사망자는 54%이며 이는 지난 2022년 대비 0.2%P, 지난 2013년 대비 16.7%P 상승한 수치다. 또 전체 사망자의 3대 사망원인으로 암, 심장 질환, 폐렴 등이 꼽힌 가운데 그중 폐렴으로 사망한 이는 2만9422명에 달한다. 특히 연령대별 사망원인 순위를 살펴보면 폐렴의 경우 80세 이상에서 2위, 70대 이상에서 4위를 차지할 만큼 유독 고연령층에서 높은 사망원인으로 확인됐다.
폐렴 등이 구강 위생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의견은 오래전부터 지속 제기돼 왔다. 실제로 국내외 논문을 살펴보면 구강 내 세균이 줄어들면 폐렴 발생률도 유의미하게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는가 하면, 요양원 거주 노인 대상 구강 위생 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한 결과 폐렴 발생률이 40%가량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 법적·제도적 지원, 전문 교육 시급
이에 치과계는 더욱더 철저한 구강 위생 관리를 통해 폐렴으로 인한 고령자의 사망을 예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무엇보다 국내 요양원 또는 복지시설의 노인 구강 관리 환경이 열악한 만큼 치과계와 정부가 힘을 합쳐 이를 적극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요양원과 복지시설 내 구강 건강에 대한 전문 교육이 부족해 체계적인 구강 위생 관리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관련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치과계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정부 차원에서는 요양시설 내 평가지표에 구강 위생 관리 항목이 지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요양·복지시설에 구강 관리 용품을 지원해주거나 노인 구강 건강 제고를 위한 전담 치과 의료진의 방문 진료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지준 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 회장은 “구강 관리는 특히 노인층에서 폐렴 예방에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노인들이 더 건강하고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는 노인 구강 관리 환경이 상당히 열악한 실정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법적·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