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황 아주심기 기계화 첫발…손 대신 ‘정식기’가 쏙쏙

2025-05-06

“9917㎡(3000평) 규모 밭에 지황 씨뿌리(종근)를 파종하려면 숙련된 인부 10명이 3일은 달라붙어야 하는데, 모종을 키워 정식기로 심으니 3명이 하루 만에 끝내버리네요. 인건비가 10분의 1로 줄어들 것 같아 기대됩니다.”

주요 약용작물인 지황의 재배편의가 개선될 것이란 목소리가 나왔다. 농촌진흥청이 4월30일 전북 정읍시 산외면 재배농가에서 개최한 지황 기계화 기술 현장 평가회에서다.

지황은 경옥고·쌍화탕 등에 들어가는 한약재다. 2023년 기준 국내 재배면적은 100㏊, 생산량은 622t에 이른다. 혈당 저하와 혈액순환 개선 등에 효과가 있어 소비 수요가 높다. 하지만 육묘법이 정립되지 않고 재배과정에서 수작업 비중이 높아 농가 불편이 컸다.

평가회에선 지황 육묘법이 처음 소개됐고 지황 아주심기(정식)용 기계도 선보였다. 지황 육묘법은 원예용 상토에 질석을 섞어 2주 동안 모종을 기르는 방식이다. 농진청에선 직파 때보다 생산량이 55% 많다고 설명했다.

정식기는 모종을 넣으면 흙에 자동으로 구멍을 뚫어 모종을 심는 반자동 기계다. 현장에선 30m 길이 두둑에 모종 120포기를 1분30초 만에 심었다. 윤영호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특용작물재배과장은 “연구 결과 정식기를 사용하면 작업 속도는 3.6배 빨라지고 노동력은 50% 이상 절감된다”고 말했다. 정식기 제조업체 ‘대신에이씨엠’ 관계자는 “기계 도입 단가는 1대당 12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농민 홍성기씨(59)는 “그간 지황은 본밭에 종근을 하나하나 손으로 심어왔다”며 지황 육묘법과 정식기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광수 정읍시 약용작물연구회장은 “센서로 땅 높이를 인식해 두둑 높이가 고르지 않을 때도 모종 심는 깊이를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김연복 한국농수산대학교 특용작물학과 교수는 “모종 심은 자리에 흙을 온전히 덮는 동시에 물이 자동으로 분사되도록 하면 활용 가치가 더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윤 과장은 “해당 작업기는 참당귀·감자 등 다양한 밭작물에도 활용할 수 있다”면서 “미흡한 부분을 잘 보완해 이르면 내년 현장에 보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읍=정성환 기자 sss@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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