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티 셰플러는 2024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지배했다. 마스터스를 포함해 7승을 거두며 1년 내내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유지했고 3년 연속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파리 올림픽에서는 금메달도 목에 걸었다.
셰플러가 ‘투어 지배자’로 우뚝 선 비결에 대해 전문가들은 퍼팅 보완을 첫손에 꼽는다. 그는 볼 스트라이킹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었지만 퍼팅이 유일한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셰플러는 2023년 말부터 필 캐년 퍼팅 코치와 함께 그린 플레이 보완에 나섰다. 2023년 –0.301타였던 퍼팅 이득 타수는 지난해에는 0.095타로 올랐다. 그린에서 상대적으로 타수를 까먹었는데 평균 이상을 기록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셰플러는 티샷, 어프로치, 쇼트 게임, 퍼팅 등 전 부문에서 단점이 없는 소위 ‘육각형 골퍼’로 거듭났다.
셰플러는 지난 12월 타이거 우즈가 주최한 이벤트 대회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다시 한 번 정상에 올랐다. 당시 화제가 됐던 건 집게발(claw) 퍼팅 그립이었다. 그는 “항상 개선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고 있는데 그 과정의 일환이었다. 테스트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이어 “주로 짧은 퍼트 때 집게발 그립을 사용한다. 특히 4.5m 이내 퍼트에서 큰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현경, 배소현 등을 유명 프로들의 지도하고 있는 이시우 코치도 “오른손이 밑으로 내려가는 전통 그립을 했을 때 오른손이 과도하게 개입되는 문제가 있다면 집게발 그립을 사용해 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며 “방향성과 템포에 효과가 있다”고 했다. 다만 이 코치는 “집게발 그립은 오른손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왼손 위주로 퍼팅을 하다 보니 10m 이상 장거리 퍼팅 때는 거리감을 맞추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히어로 월드 챌린지 당시 셰플러의 집게발 그립을 보면 오른손의 엄지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손가락을 모두 펼쳤을 때도 있었고, 어떤 때는 검지와 중지만 펴고 약지와 새끼손가락은 굽혔을 때도 있었다. 집게발 그립을 잡는 것에도 요령이 있을까. 이 코치는 “왼손만으로는 퍼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오른손을 샤프트에 살짝 걸치면서 약간의 버티는 힘만 주면 된다”며 “중요한 건 얼마나 퍼터와 일체감을 갖느냐다. 그에 따라서 펼치는 손가락의 개수나 손의 방향 등이 조금씩 달라져도 무방하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