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면세점…롯데면세점, 인천공항 버리고 흑자 냈다

2025-08-26

인천공항을 떠난 결단이 롯데면세점을 살렸다.

2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호텔롯데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롯데면세점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218억 원으로 전년 동기(-463억 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업계에서 유일한 흑자 기록이다.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은 -113억 원, 신세계면세점은 -15억 원으로 여전히 적자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천공항 면세점은 업계의 ‘황금 알 낳는 거위’로 불렸다. 2014~2016년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 전성기 때는 인천공항과 명동 등 주요 거점 면세점은 매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당시 공항점 입지가 곧 업계 경쟁력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2017년 사드(THAAD) 사태 이후 중국 정부의 단체관광 제한 조치로 수요가 급감했고,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관광 트렌드가 단체 중심에서 개인·소규모 여행으로 전환됐다.

여기에 인천공항 면세점의 막대한 임대료는 더 이상 수익성에 기여하지 못하는 구조적 부담으로 작용했다.

롯데면세점은 이러한 환경 변화를 감안해 2023년 인천공항 사업을 접었다. 연간 약 300억 원에 달하는 고정 임대료 부담을 덜어낸 결과,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손익이 크게 개선됐다. 실제로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8% 줄어든 1조3054억 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뚜렷하게 개선됐다.

실적 추이를 봐도 변화가 두드러진다. 2023년 매출 3조795억 원, 영업이익 159억 원에서 이듬해 매출 3조2680억 원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 1431억 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2년 전 연간 흑자 규모를 상반기에 앞지르며 비용 구조 혁신 효과가 가시화됐다.

이는 면세업계의 새로운 흐름을 보여준다. 과거 공항 입점이 곧 ‘성공 공식’이었다면, 이제는 고정비 부담을 줄이고 변화하는 관광 수요에 맞춘 체질 개선이 경쟁력으로 떠오른 것이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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