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탄핵까지 이어지면 대외신뢰도에 영향
경제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안 하지 못할 말”
계엄 등 정치 여파로 ‘환율 30원’ 가량 상승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제가 한 말이 정치적 메시지라고 하지만 저는 굉장히 경제적 메시지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적극 지원하는 발언을 한 데 한은 총재가 정치에 관여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국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국무총리의 탄핵에 이어 최상목 권한대행의 탄핵까지 이어지면 (한국의) 대외신뢰도가 어떻게 될지 외국 투자자나 신용평가사들의 시각이 굉장히 나빠지고 있는 걸 알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를 안정화시키려면 이것보다 중요한 메시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안 하지 못할 말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지난 2일 한은 시무식과 신년사에서 최 권한대행을 비판하는 정치권을 향해 “최 대행의 결정을 비난하는 사람이 많은데, 최 대행이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을 때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되고, 우리 정부가 한동안 기능할 수 있을지를 이야기해야 한다”며 “경제 고민을 좀 하고 말하라”고 직격했다.
이 총재는 이날 계엄과 탄핵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약 30원 가량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엄 전에 환율이 1400원이었다면 지금은 1470원이고, 이 중 50원은 전세계 공통적인 달러 강세 영향이고, 기계적으로 나머지 20원이 정치적 이유”라면서 “다만 국민연금 환헤지 물량이 나왔고 저희도 시장 안정화 정책을 취했기 때문에 계엄과 정치적 이유로 30원 정도 우리 펀드멘털에 비해 많이 오른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환율 관련해 정치 프로세스에 달려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정책 당국이 환율ㅇ) 개입하고 조정해서 3, 4원 바꾸기 위해서도 엄청 노력해야 한다”면서 “노력하고 있는데 정치적 이슈가 터지면 20원, 30원 팍팍 튀고 (정책대응) 하는 사람도 힘 빠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 프로세스 안정화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