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때마다 갱신권 사용 '뚝'…집값 반등 기대에 전세 대신 '매매'

2025-11-06

11월 서울 전세갱신권 사용 세입자 286명…전년比 46.3%

대책에 오히려 집값 상승 기대감 확산…중저가 위주 매수 ↑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지난 6·27 대출규제 당시만 해도 안정세를 보이던 전세시장이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다시 요동치고 있다. 9월과 10월 대책을 기점으로 매매 전환 심리가 확산되면서 전세 계약 대신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

월세 전환은 이미 급등한 가격 부담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고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세입자들이 '집주인 되기'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연말 추가적인 부동산 대책이 예고된 만큼 매수에 나서는 실수요는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11월 서울 전세갱신권 사용 세입자 286명…전년比 46%

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짧은 주기로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전세 갱신권 사용 대신 매수에 나서는 실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같은달 27일 첫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이후 9월 7일 주택공급 확대 방안, 10월 15일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등 5개월 동안 세번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나섰지만 전세시장이 오히려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1월 서울에서 전세갱신권을 사용한 세입자 수는 422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탄핵 등으로 시장이 불안정한 국면에 접어들면서 갱신권 사용률이 점차 늘었다. 조기 대선이 치뤄지기 직전이 5월까지 서울에서 갱신권을 사용한 세입자는 5393명이다. 이는 전년 동기(3592명) 대비 50.1% 증가한 수치다.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으로 제한하는 6·27 대출 규제 발표 이후에도 시장은 관망세가 이어지며 갱신권 사용이 꾸준했다. 7월 갱신권을 사용한 세입자는 5323명, 8월 4855명, 9월 4844명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6.0%, 34.7%, 55.1% 증가했다.

다만 정부가 9·7 대책과 10·15 대책을 내놓으면서 오히려 갱신권 사용빈도가 크게 줄고 있다. 10월 서울에서 갱신권 사용 세입자는 403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에 그쳤다. 전국으로 범위를 확대할 경우 1만269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갱신권 사용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지난 5일 기준으로 보면 서울에서 갱신권을 사용한 세입자는 286명에 불과하다. 이는 전년 동기(533명) 대비 46.3% 감소했다. 전국으로 보면 968명으로 전년 동기(2204명) 대비 56.1% 급감했다.

◆ 대책에 오히려 집값 상승 기대감 확산…중저가 위주 매수 ↑

정부가 연달아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오히려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2로 전월 112 대비 10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수는 1년 뒤 집값에 대한 소비자 심리를 보여준다. 기준치 100을 웃돌면 주택가격이 지금으로부터 1년 후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한 가구가 더 많음을 의미한다.

지난달 기록한 122의 지수 수준은 지난 2021년 10월(125) 이후 4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6·27 전에 발표된 6월 주택가격전망지수(120) 수준을 4개월만에 넘어섰다. 정부가 그 사이 6·27, 9·7, 10·15 등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기대심리는 오히려 이전보다 상승한 것이다.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되면서 월세로 옮기기엔 이미 치솟은 가격이 부담이 되고,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 역시 전세입자들이 매수에 나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연말 정부가 추가 부동산 대책을 예고하면서 매수 타이밍을 앞당기려는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규제지역으로 묶이긴 했지만 실거주를 목적으로 한다면 중저가 단지는 매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에서도 5년간 28번, 두 달에 한번 꼴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오히려 집값이 치솟으면서 부동산을 가진자와 세들어 사는 사람간의 '부동산 빈부격차'가 크게 벌어졌던 전례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시장이 불안정해지고 월세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면 실수요자들의 매수 전환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연말 추가 대책 발표 전후로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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