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라 이 대표 인터뷰
한인 셰프, 타투이스트와 협업
26년 간 광고업계서 잔뼈 굵어
2020년엔 톱50 에이전시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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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인이 운영하는 광고회사가 아시아계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유명 위스키 브랜드인 ‘잭 다니엘스’의 싱글 배럴 광고 캠페인을 진행해 화제다.
LA 지역의 ES애드버타이징(대표 샌드라 이)은 한인 스타 셰프 케빈 리와 협업해 전통적인 한국 음식과 위스키를 접목한 설날 프로모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또 한인 타투 아티스트 우지와 함께 브랜드의 스페셜 패키지를 제작해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인상을 남겼다.
광고는 단순한 홍보를 넘어 소비자와 브랜드를 연결하는 중요한 소통 창구다.
샌드라 이 대표는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26년간 광고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이 대표의 통찰력은 경험과 맞물려 ES애드버타이징을 전국에서도 내로라하는 마케팅 에이전시로 자리 잡게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클라이언트는 실시간으로 효과를 확인하고 즉각적인 반응을 원하기 때문에 광고 기획도 유연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인 커뮤니티의 경우 4대 매체(신문·텔레비전·라디오·잡지)와 디지털, 소셜미디어 등을 효과적으로 접목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ES애드버타이징은 이를 통해 브랜드가 소비자와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도록 맞춤형 광고 전략을 제공한다.
이 대표는 “우리의 강점은 차별화된 광고 기획과 철저한 실행력에 있으며, 광고는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과정”이라며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마음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ES애드버타이징은 광고 의뢰를 받으면 먼저 시장과 경쟁사를 철저히 분석하고 브랜드가 최적의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략을 세운다. 현재 클라이언트의 절반은 미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다. 나머지 50%는 미국 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1년 제일기획 미주 본부에서 독립해 출범했다. CJ, 한화, 코웨이 등 다수의 한국 기업과 협력해왔다. 현재 직원 수는 약 25명이다. 지난 2020년에는 미국 내 3400개 광고 대행사 중 마케팅 에이전시 톱 50에 선정되기도 했다. 일례로 ES애드버타이징은 ‘정관장’의 주류 시장 공략을 위해 이례적으로 미국태권도연맹(USATKD)과 협력한 광고도 선보였다. 인삼의 효능과 태권도의 힘을 결합해 주류 사회에 어필하는 광고다.
이 대표는 “광고는 시대를 반영하는 예술이자 전략”이라며 “소비자와 브랜드를 연결하는 광고의 역할을 극대화해 한국 기업들이 주류 시장에서 더욱 강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광고업계는 변화가 빠르고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이 대표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마케팅 관련 온라인 코스를 수강하며 끊임없이 학습하고, 젊은 직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신선한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고를 보는 시각이 세대마다 다르며 젊은 직원들은 소셜미디어를 주로 사용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광고는 이 대표에게 단순한 직업이 아니다. 그는 “유튜브 광고도 그냥 넘기지 않는다”며 “광고를 볼 때마다 기획 의도를 분석하고 어떻게 메시지를 전달하는지 유심히 살펴보는 게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게 광고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다.
그는 “소비자와 브랜드가 진짜로 연결되는 순간이 가장 큰 보람”이라며 “앞으로도 단순히 브랜드가 가진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광고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샌드라 이 대표는 제일기획 본사 및 LA 등 서부 지사에서 근무하다 지난 1999년 ES에드버타이징을 설립했다.
정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