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이냐 약이냐 고민할 수밖에”… 가난하면 9년 더 일찍 죽는다

2025-10-08

소득불평등이 건강불평등으로 이어져

고소득층 노인이 저소득층 노인보다 평균 9년 더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가 미국에서 나왔다. 소득불평등이 건강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음이 재확인됐다.

7일(현지시간) 미 CBS뉴스 등에 따르면 미 고령화위원회(NCOA)와 매사추세츠대 보스턴 리딩에이지(LeadingAge) LTSS(Long-Term Services and Supports·장기 서비스지원)센터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미시간대학교의 건강 및 은퇴 연구(HRS)를 통해 수집된 1만 가구의 데이터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60세 이상 노인 가구를 연소득별로 6분위로 구분해 수명을 비교했다.

소득 하위 20% 이하 그룹의 중위소득은 9560달러(약 1360만원)로, 4년간의 연구 기간 21%가 사망했다. 평균 사망 나이는 76세였다.

이와 비교해 소득 상위 20%(91~100%) 그룹의 평균 연소득은 12만달러(약 1억7100만원)였다. 이들 중 연구기간 사망한 사람은 11%로 하위 20%의 절반이었다. 평균 사망 나이도 85세로, 하위 그룹과 9년의 격차를 보였다.

소득 21~40% 그룹(3만112달러) 사망 나이는 79세, 41~60% 그룹(4만6200달러)은 81세, 61~80% 그룹(6만286달러) 82세, 81~90% 그룹(8만400달러)은 83세로 소득이 높을수록 수명이 더 긴 경향을 보였다.

NCOA는 예방적 건강 관리 부족과 노화에 따른 치료비 부담, 재정적 불안정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수명 격차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시카 존스턴 NCOA 경제복지센터 수석 디렉터는 “저소득 노인들은 식료품을 살 것인지, 집세를 낼 것인지, 약을 살 것인지 같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며 “9년의 수명 격차는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소득과 수명의 관계성은 국내 연구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올해 초 대한의학회지에 발표된 윤석준 고려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연구팀의 논문을 보면 소득 수준에 따라고 8.66년 차이가 나타났다. 건강보험료 부과액을 기준으로 최고소득층(5등급)의 건강수명은 73.88세, 최저소득층(1등급) 건강수명은 66.22세였다. 2등급은 72.12세, 3등급은 73.15세, 4등급은 73.58세였다.

연구팀은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의료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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