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승규 기자] 게임업계의 침체가 길어지며, 경력직 선호 증세가 증가한 양상을 보인다. 다양한 프로젝트 준비로 인력 보강은 지속 이뤄지고 있지만, 신입들에 대한 수요는 감소하는 추세다. 각 기업별 실적에 따라 채용 규모도 달라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게임업계는 48종 이상의 신작 출시를 예고하는 등 반등을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주요 게임사들은 상반기부터 인력 보강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체적으로 공격적인 채용은 지양하는 모양새다. 다수의 게임사가 상시채용을 통해 필요한 파트만 경력직으로 보강하는데 급급한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다양한 작품 출시가 예고됐고 많은 프로젝트가 준비되는 만큼 인력에 대한 수요 자체는 지속 증가 중"이라면서도 "업황 부진이 길어지며 공채를 진행하기 보다는 검증된 경력직을 데려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게임사들이 보수적으로 채용을 진행하는 것은 장기적인 업황 부진 때문으로 해석된다. 최근 라이트 게임 유저들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숏폼 등으로 이동하며, 유저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높아진 개발자들의 몸값도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게임업계는 코로나19 시절 게임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메타버스·블록체인 등 신사업 진출이 활성화되며 몸값이 폭증한 바 있다. 이후 업황이 부진해지며,
AI 활용도가 높아진 것도 채용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LLM(거대언어모델) 보급 이후 단순 작업이 단순화되며, 보다 적은 인원으로 빠른 게임 개발이 가능해졌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코로나 시절하고 코로나 끝났을 때 몸값이 많이 오른 후 인건비를 내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생성형 인공지능이 서너명의 몫을 하면서 신입사원들에 대한 니즈가 줄어들었다"라고 말했다.
◆ NK, 호실적 중심으로 인재 모시기 '총력'
전체적인 게임 업황과 다르게 실적이 좋은 게임사들은 상반기부터 공격적으로 인력 보강을 진행 중이다. 게임사들의 실적과 마찬가지로 올해 채용시장은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견된다.
넥슨게임즈가 대표적인 사례다. 넥슨 게임즈는 지난해에도 활발하게 인재 영입을 진행했다. 2023년 3분기 1213명이었던 직원 수는 지난해 3분기 1213명까지 증가했다.
올해도 이런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젝트 DX △던전앤파이터:아라드 △프로젝트 2XTF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개발 중인 만큼, 빠르게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인조이를 시작으로 올해 4종의 신작 출시를 예고한 크래프톤도 상반기 신입 사원 공개 채용을 진행했다. 적극적인 인재 확보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함으로 보인다.
크래프톤 본사와 '펍지: 배틀그라운드'를 전담하는 펍지 스튜디오, '트리니티 서바이벌'과 '커맨더 퀘스트' 등을 스팀에 출시했던 플라이웨이 게임즈의 직원들을 모집한다. 모집 분야는 게임 제작·지원과, AI 두 분야다.
이런 양극화 추세는 추후에도 업황이 살아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견된다. 업계는 올해 다양한 작품 출시가 예고된 만큼, 반등에 성공하면 다시 채용문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본다.
업계 관계자는 "경력직 선호 현상은 게임 업계 전반적으로 침체되며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올해 다양한 신작 출시 이후 업황이 살아나면 다시 신입에 대한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