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평 "현대차그룹, 美 관세 대응 원활…2차전지, 당장 수익성 개선은 어려워"

2025-09-17

한미 자동차 관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나이스신용평가가 현대차그룹이 관세 부과에 따른 경영 위기에도 원활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업·재무 역량이 경쟁사 대비 우월하다는 이유에서다. 2차전지 업종에 대해서는 최근 업황이 국내 기업에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즉각적인 수익성 개선까지는 어느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17일 나신평은 분석 보고서를 통해 올해 미국 수입차와 부품 관세율 인상이라는 충격을 맞이한 국내 자동차 기업의 신용 위험을 점검했다.

나신평은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로 국내 자동차 업계에 연간 1조 5000억~2조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품 공급망 재편과 현지 생산라인 조정 등 간접 비용도 만만치 않아 국내를 포함해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차입 부담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하였다.

다만 비우호적인 업황에도 국내 1위 자동차 기업 집단인 현대차그룹이 입는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신평은 해당 주장 근거로 현대차그룹의 탄탄한 사업 실적을 제시했다.

박세영 나신평 연구원은 “현대차 그룹의 북미, 한국·일본, 서유럽 등 고수익 지역 매출 비중이 65.1%에 달해 됴오타(59.2%), GM(55.6%), 폭스바겐(49.4%)보다 높다”며 “판매 차종에서도 대형 세단과 SUV 등 고마진 모델 비중이 65%를 차지해 제품 포트폴리오에서도 우위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재무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 하다는 평가다. 올 6월 말 기준 현대차와 기아의 부채 비율은 각 63.8%와 64.6%로 도요타(54.6%)와 유사한 수준이며 GM(180.4%), 폭스바겐(114.5%)에 비해선 월등히 낮다. 현대차와 기아를 합산한 순현금 자산(현금-차입금)도 30조 원이 넘는다는 사실도 강점으로 작용 중이다.

국내 2차전지 산업은 통상 환경 변화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최근 미국과 유럽이 자국 전기차·배터리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산 배터리와 원재료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미국은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 법안에서 세액공제 혜택 조건으로 중국산 원재료 사용을 제한하면서 ‘탈중국 공급망’을 가속화하고 있다. 신호용 나신평 연구원은 “한국 기업이 대체 공급자로 부상하며 긍정적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실적 한계도 존재한다. 중국이 내수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 능력 확보에 성공하며 잉여 생산 능력을 수출에 활용 중이기 때문이다. 신 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중국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저가 솔루션을 갖추는 것과 납품 차종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철강과 석유화학 산업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공급과잉과 함께 저수익성과 높은 재무 부담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한 탓에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지형삼 나신평 연구원은 “석유화학의 경우 구조적 공급과잉이 장기화하면서 중·단기간 가동률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송동환 나신평 연구원은 “중국의 저가 수출에 따른 수급 부담과 무역장벽 강화의 영향 등으로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당분간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나신평은 아울러 보험 업종에 대해 “규제 개편과 금리 하락의 이중고에 처했다”고 평가하며 향후 정부의 기본자본 규제 강도를 살펴보겠다고 설명했다. 증권 업종의 경우 구조적 양극화가 계속해서 심화 중이라는 의견을 냈으며 캐피탈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 인식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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