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천만원부터 만들라…1억 버는 ‘엉덩이’ 투자공식

2025-03-24

라떼 아빠의 재테크 상담소

“30만원짜리 신상 신발이 나왔을때 계좌에 950만원 있는 사람과 50만원 있는 사람 중 누가 살까요?”

몇 년 전 어느 증권사 투자담당 이사와 밥 먹는 자리에서 나온 질문이다. 당연히 950만원 있는 사람이 사지 않을까. 그의 답은 달랐다. “950만원 있는 사람은 1000만원을 채우려고 돈을 모을 가능성이 커요. 50만원 있는 사람은 30만원을 모으나 쓰나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신상 신발을 지르기 쉽지요. 재테크 상담을 해보면 자주 접하는 케이스죠.”

재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드머니(종잣돈)를 모으는 것이다. 종잣돈 규모는 중요하지 않다. 일단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20대에 재테크를 시작한다면 일단 1000만원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100만원으로 시작해 연 6% 수익률로 매달 10만원씩 6년간 부을 경우 1000만원을 만들 수 있다. 스물다섯에 시작하면 서른하나에 달성할 수 있는 목표다. 물론 중간에 취직하고 매달 모으는 금액을 늘리면 훨씬 큰 성과를 보는 것도 가능하다.

학원가에서는 ‘수능 공부는 엉덩이로 한다’는 말이 돈다. 노벨상을 노리는 정도의 천재들과 경쟁하거나 인서울 의대를 진학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면 대입 공부 정도는 끈기 있게 공부하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책상에 오래 앉아서 시간을 때우라는 말이 아니다. 상위 0.1%에 들려면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타고난 재능과 환경이 받쳐줘야 한다. 하지만 상위 10%는 노력하면 달성할 가능성이 꽤 된다.

재테크도 마찬가지다. 밤잠을 줄여가며 남들이 모르는 글로벌 경제 상황을 체크하고, 유망 종목을 찾고 하는 것보다 그냥 먼저 시작해서 꾸준히 쌓아 나가기만 하면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는 공부보다 재테크가 더 쉬울 수도 있다.

당장 10만원씩 종잣돈을 모으자

일단 ‘닥치고 천만원’을 만들고 난 다음에는 어디다, 어떻게 투자할지 고민해볼 만하다. 몇 년 동안 뚝심 있게 종잣돈을 모은 사람이라면 그때는 나처럼 허접한 투자자의 조언 따위는 더는 들을 필요가 없을 게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이 스무 살, 서른 살 시절에 금융상품에 투자하지 않은 점이다. 대학생이던 80년대 후반에는 과외로 월 20만원은 벌었고, 중앙일보에 입사한 93년 이후에는 적지 않은 월급을 받았다. 주변에 “매달 5만원어치씩 우량주를 사라”고 조언해주는 멘토가 있었다면 현재 상황이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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