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안먹고 채소만 먹었는데…우리가 몰랐던 '대장암의 배신'

2025-10-04

긴 추석 연휴,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앉아 이야기를 나눌 때 빠지지 않는 주제가 건강입니다. 특히 건강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제가 바로 사망 원인 1위인 ‘암(癌)’입니다. 영유아기부터 노인기까지, 생애 전반에 걸쳐 내 건강을 위협하는 불청객이자 최대 관심사이기도 합니다. 중앙일보가 서울아산병원 의료진 도움말을 받아 명절 기간 살펴볼 6대암 예방법을 연재합니다. 두번째는 홍승욱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설명하는 대장암입니다.

대장암은 우리 몸에서 소화 기능의 가장 마지막을 담당하는 대장에 생기는 암이다. 대장암은 일반적으로 대장의 가장 안쪽 벽인 점막층에서 작은 선종의 형태로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후 크기가 점점 자라면서 더 큰 선종이 되고, 나중에는 암으로 진행해 다른 장기까지 전이되기도 한다. 이때 대장암은 병변의 단순한 크기보다도 암의 침범 깊이가 중요하다. 대장 안쪽의 네 개 층은 가장 바깥쪽인 점막층부터 점막하층, 근층, 장막층으로 보면 되는데, 그 중 대장암이 점막층 또는 점막하층까지만 자라있는 상태를 조기 대장암이라고 한다. 국가 5대암 검진사업 및 대장내시경 건강검진의 증가로 조기 대장암이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늘고 있다.

별다른 자각 증상 없어…출혈 땐 검사 받아야

조기 대장암은 대부분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다. 일부 대장암의 경우 표면에서 간헐적으로 소량의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대장암이 의심되면 대변 속에 혈액이 있는지 확인하는 대변잠혈검사를 한다. 대변 잠혈검사에서 혈액이 검출되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대장내시경검사를 시행한다.

비만, 흡연, 음주 등 식이요인과 연관성 있어

대장암의 발병원인 역시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먼저 비만, 흡연, 음주, 섬유소 섭취 부족, 고지방, 설탕 등과 같은 식이요인이 관련이 있다. 대장암 발생원인 중 5%는 유전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약 20% 정도는 유전적 소인과 관련이 있다. 궤양성대장염이나 크론병 등 염증성 장질환이 있으면 대장암 발병 가능성이 더욱 높다.

조기 대장암의 치료는 크게 내시경치료와 수술치료로 나눌 수 있다. 내시경절제치료는 대장내시경을 통해 대장 점막에 위치한 조기 대장암 자체만을 절제하는 치료 방법이다. 이때 대장내시경으로는 대장 밖에 위치하고 있는 림프절을 절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조직검사 상 주변 림프절 전이의 위험인자가 확인된다면 추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실제 내시경절제치료를 받은 조기 대장암 환자 10명 중 1명에서 주변 림프절까지 암세포가 퍼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cm가 안 되는 작은 크기의 조기 대장암은 대장내시경을 통한 점막절제술로 수술한다. 점막절제술은 점막하층에 용액을 주입하여 병변을 들어올린 다음, 올가미를 활용하여 병변을 포획해 종양을 절단하는 방법이다.

만약 내시경절제치료를 시도하기에 병변의 위치가 좋지 않거나 크기가 너무 커 천공(구멍) 발생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혹은 깊은 점막하층 침윤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처음부터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도 있다. 이처럼 병변의 양상이나 암의 예상되는 침윤 깊이, 합병증 위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치료법이 달라지게 된다.

신선 과일ㆍ채소 섭취 늘리고 금연해야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균형 있는 식사가 중요하다. 붉은 육류 외에도 동물 지방, 가공육, 알코올, 설탕과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 섭취와 비만 등이 대장암의 주요한 발생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로부터 섭취된 식이섬유는 대장암 발생을 막는 역할을 하며 시큼한 과일, 암녹색 채소, 말린 콩 등도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대장암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돼지고기, 소고기 등의 붉은 육류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는 분들이 있는데, 붉은 육류를 섭취하지 않고 식이섬유, 채소만 섭취하면 오히려 대장암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따라서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적당량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흡연하고 있다면 반드시 금연하는 것이 중요하다. 흡연은 모든 암 발생의 위험 인자다.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성공률이 높아진다. 조기 대장암을 포함한 대장암의 진단에서 가장 정확한 검사법은 대장내시경이다.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 비만 등 대장암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에는 주기적으로 대장내시경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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