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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올해 사업구조 개편에 속도를 높여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업성이 떨어진 중국 사업 정리를 지속하고, 고수익 중심 사업에 방점을 찍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경쟁력을 지키겠다는 구상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그룹은 저수익·비핵심자산 매각 등을 통한 군살빼기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까지 구조조정 진도율 97%를 완료하고 약 2조6000억원의 현금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철강 부문에서는 중국 사업 중심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공급과잉과 출혈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중국 지역에서 진행하는 사업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회사는 철강 부문에서 중국 지역 서비스센터를 매각해 266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바 있는데, 올해도 중국 사업과 관련한 정리를 지속할 전망이다.
실제 포스코홀딩스는 구조조정 일환으로 중국 장쑤성 장가항포항불수강 제철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1997년에 설립한 이 제철소의 조강능력은 연간 110만톤(t)으로 주로 스테인리스스틸(STS)을 생산해왔다. 하지만 2022년 상반기부터 실적이 악화하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9600만달러(약 14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중국 내 공급 과잉과 건설 경기 둔화가 장기화함으로써 수익 반등 조짐이 보이지 않자 사업을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포스코의 해외 사업 재편은 중국 사업을 축소하고 인도 및 북미에 더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철강 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동시에 인도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어, 공략하기 좋은 시점이기 때문이다. 또, 미국은 트럼프의 관세 폭탄 예고로 인해 포스코의 미국 현지 생산 기지에 대한 검토와 투자 확대가 본격화될 거란 업계 전반적인 시선이다.
이차전지는 소재 부문에서도 리밸런싱에 힘을 가하고 있다. 그룹 이차전지 소재 자회사인 포스코퓨처엠은 이달 들어 이차전지용 니켈 합장 공장 신설 프로젝트를 접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 등 대외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리튬 중심의 광산 확보와 함께 현재 가동하고 있는 법인의 내실을 가하려는 구상이다.
앞서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8월 OCI와 합작해 세운 음극재 소재사 '피앤오케미칼' 지분을 매각했고, 같은 해 9월 중국 화유코발트 기업과 협력해 짓기로 한 전구체 공장 투자계획도 철회했다. 이차전지 시황 악화로 수익 창출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올해도 이차전지 사업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돈이 안되는 사업 위주로 정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장 회장이 지난해 비핵심자산·사업 125개를 처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현재 포스코는 45개 프로젝트를 완료한 상태다. 회사는 지난해 ▲파푸아뉴기니 중유발전 법인 ▲행당동 주식복합상업시설 ▲동서울지하도로 ▲중국 지역 서비스센터 ▲KB금융주식 등을 매각한 바 있다. 올해 이보다 많은 61개 수준의 구조조정을 진행해 누적 현금 2조1000억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대내외 경영 환경이 어느 때보다 악화한 만큼 고부가가치 전환에 고삐를 죄고 내실 다지기를 본격화하려는 모양새다. 올해 사업 투자에 대한 속도 조절을 이어가면서 선택과 집중 사업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홀딩스 경영 환경에 대해 "올해 강달러에도 철광석, 원료탄의 증산으로 원가가 안정화될 것이라 판단되고 ASP(평균판매단가)는 중국 구조조정, 미국 관세, 한국 AD 관세 등으로 내수, 글로벌 모두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포스코의 구조조정은 2026년에 마무리됨에 따라 '고진감래'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