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 선장을 뽑는 제21대 대선이 진행됐다. 대학생, 직장인, 인권 활동가, 자영업자, 경영인 등 다양한 분야의 유권자들은 이번 대선을 통해 휴식 있는 삶, 일과 가정의 양립, 맞춤형 장애인 정책, 경제 활성화, 그리고 안전하고 안정된 사회가 실현되길 기대하고 있다. 국민을 위해 일하는 대통령을 바라는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담아봤다.

20대 대학생 이서영(22) 씨
"언제부턴가 우울증을 겪었습니다. 눈을 감으면 미래가 그려지지 않았고, 당연히 건강한 생각을 할 수 없었습니다. 세상이 나를 따돌리는 것 같았습니다. 현실에서 도망치려 접속하는 인터넷에서는 우울증, ADHD, HSP 같은 말들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살기 싫다”는 말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합니다. 세상이 병에 걸려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전부 MBTI가 J인 것 같습니다. 20살에는 뭘 해야 하고, 30살에는 뭘 해야 하고, 그게 다 정해진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기준에 못 미치면 죄인이 되어 버립니다. 세상에서 가장 초조하고 다급한 사람이 됩니다. 그렇게 저도 병들고, 세상 또한 그랬습니다. 그래서 저는 “쉼의 미학”을 아는 리더를 원합니다. 세상이 너무 지쳐있습니다. 끊임없이 증명하고, 해내고, 발전해야 한다고 괴롭힘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 굴레를 끊을 충격파가 필요합니다. 저는 그게 이번 대통령이 되었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달려온 한국인을 위로하고 안아줄, 이제는 천천히 함께 가자고 말하는 대통령을 보고 싶습니다. 저는 “삶다운 삶을 살아야 ‘진짜 노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는 대통령이 정말 절실히 필요합니다."

30대 직장인 김단아(35) 씨
"앞으로는 직장을 다니는 부모들이 마음 편히 일하며 동시에 가정을 돌볼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부모들이 일터에서는 각자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며 사회에 기여하고, 가정에서는 미래 세대의 주역인 자녀들을 정성껏 양육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넘어, 국가의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방향입니다. 아이들이 부모와의 끈끈한 유대감 속에서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유연근무제의 확대, 육아휴직의 실질적 보편화, 육아기 단축 근무제 등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제도들이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정착되어야 합니다. 나아가 이러한 제도들이 단순히 제도적 존재에 그치지 않고, 부모들이 현실 속에서 눈치 보지 않고 불이익 없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사회 전반의 인식과 문화가 개선되어야 합니다. 일과 가정이 조화를 이루며 누구나 자신의 삶을 균형 있게 꾸려나갈 수 있는 환경, 그리고 모든 가족 구성원이 행복하고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안정된 사회가 하루빨리 실현되기를 바랍니다."

40대 인권 활동가 유영종(43) 씨
전북 지역 장애인들은 가난과 소외의 이중고 속에서 기본권적 지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제는 중앙과 지방이 함께 전북의 특수성에 맞는 아래와 같은 맞춤형 장애인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첫째, 재정 여력이 취약한 전북에 대한 국가책임 지원을 강화해야 합니다. 특별교부세 확대나 재정 특례 부여로 장애인 돌봄과 이동권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고 지역 간 격차를 줄이는 것이 시급합니다. 둘째, 농어촌 장애인 통합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읍면 단위까지 찾아가는 재활서비스, 찾아가는 문화·체육 프로그램, 디지털 접근성 향상 사업을 통해 지역에 살아도 누릴 건 누릴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셋째, 인권과 사회통합의 관점에서 지역사회 안에서 자립생활을 촉진하고, 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가 지역 정책에 반영되도록 거버넌스를 마련해야 합니다. 전북을 더 이상 '힘없는 변방'이 아닌 포용적 공동체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이제 과감하고 세밀한 정책투자가 필요합니다. 정부와 사회가 전북 장애인의 손을 잡고 함께 나아갈 때, 비로소 지역 불평등을 넘어 모든 비장애인과 모든 장애인이 '존엄과 기회를 누리는 진정한 사회통합 대한민국'에 한 걸음 다가설 것입니다."

50대 자영업자 김기섭(57)씨
"지난 몇 년 동안 이어진 불경기에 전통 시장은 활기를 잃어버렸습니다. 전통 시장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그간 있었던 전통 시장 진흥 시도와 정책들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전부터 시장 리모델링 등 시도가 있었으나 여전히 제도적, 현실적 한계로 인해 전통 시장 활성화는 힘든 상황입니다. 최근 대한민국은 전통 시장뿐만 아니라 일반 매장, 대형마트까지도 불경기에 놓였기 때문에, 시장이 살아나는 길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했을 때, 전통 시장이 다시 활기를 얻게 하기 위해서는 결국 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주머니가 풍족해지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기존 전통 시장을 이용하던 분들의 가계부 사정이 좋아진다면 시장을 더 자주 방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새 정부에서는 모든 국민의 주머니 사정이 더욱 풍족해져 전통 시장에도 더 활력이 돌았으면 합니다. 정부와 대통령의 제대로 된 경제 개혁과 세수 회복을 통해, 누구 하나 빠지는 사람 없이 모든 국민이 고른 복지 혜택을 받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나라 경제가 회복돼야 골목과 시장도 살아날 수 있습니다."

60대 경영인 이연희(67) 씨
"첫째,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한 직책입니다. 진정으로 국민과 소통하고, 섬기고, 위하고, 위로하는 그런 따뜻한 햇살처럼 국민을 안아주시길 바랍니다. 매번 반복되는 혼란과 대통령 선출 후 결과에 후회하는 국민이 되지 않게 해주십시오. 둘째, 대한민국 국격을 높여주시길 기대합니다.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국민에게 걸맞은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우리 국민은 이미 준비가 되어있고, 그 자질도 넘칩니다. “대한민국”을 외치면 가슴이 벅차오르던 자랑스러운 우리나라를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셋째, 안전하고 안정된 나라를 만들어 주십시오.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남은 휴전으로 인한 분단국가입니다. 이에 더해 최근 전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자국 우선주의 뉴스들을 전국민이 수없이 듣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안정한 세계 정세 속에서 대통령은 국민이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안심하고 일상생활과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모두를 보살피고 보듬어 주시길 바랍니다. 국민은 표심(票心) 을 잡으려는 대통령보다 초심(初心)을 가진 진정한 대통령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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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경 sale033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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