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2일 전 세계 각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가운데 중국의 펀드매니저들이 그 직후 자국 주식이 떨어지면 적극적으로 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딥시크 열풍’ 등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이 부각한 점, 시진핑 국가주석이 민간 기업 친화적 정책을 예고한 점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25일(현지 시간) 선전 JM캐피털의 좡자펑·화통 펀드매니저, 베이징 스타록의 팡레이 펀드매니저, 중국자산운용의 딩웬지 글로벌 투자전략가 등 중국 투자전문가 5명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면서 이들이 “다음 달 2일 관세 부과로 인한 중국 증시 하락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선전 JM캐피털과 그랜포드캐피털 등의 전문가들은 “중국의 AI 돌파력과 기업 친화적 정책 선회는 ‘게임체인저’”라며 “관세는 우려했던 바보다 덜 파괴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특히 트럼프 행정부 들어 투자자들의 미국의 예외주의를 재평가하면서 중국이 그 대체 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시 주석도 지난달 량원펑 딥시크 창업자,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등 민간 기업인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대규모 지원 의사를 드러냈다. 23~24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CDF)은 애플·퀄컴·삼성전자 등 글로벌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 최고경영자(CEO) 80여 명이 집결해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좡 펀드매니저는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의 관세와 제재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봤다”며 “지금 중국 주식을 늘리지 않으면 나중에 훨씬 더 높은 가격에 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홍콩 증시에 상장된 항셍중국기업지수는 미국의 무역 압박에도 올 들어 21%나 상승해 세계 최고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항셍중국기업지수는 알리바바, 샤오미, 텐센트 등 중국 본토 기업 50여 개로 산출한 지수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무역 전쟁을 한 차례 겪은 만큼 그보다 더 높은 관세도 잘 견딜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했다.
화 펀드매니저는 “중국은 충격에서 쉽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며 “경쟁사보다 제조 능력 우위를 점한 기업이라면 하루 이틀 동안 투자 심리가 흔들리는 것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팡 펀드매니저는 “상호관세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중국 정책이 시작될 것”이라며 “중국 내 소비 쪽으로 투자 방향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상호관세로 단기 하락하더라도 주가를 받칠 투자 주체가 많다는 점도 기대할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는 중국 당국이 투자 목표를 부여한 국부펀드, 공모펀드, 보험사 등도 포함됐다.
딩 투자전략가는 “장기적으로 중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낙관적으로 본다”며 “어떤 주가 하락도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