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눈 돌리는 '더벤티', 가맹점주 불만 목소리 나오는 까닭

2025-03-20

[비즈한국] 국내 커피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면서 저가커피 브랜드의 해외 시장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저가커피 3대장으로 불리는 메컴빽(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에 이어 더벤티까지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부 점주 사이에서는 가맹점 챙기기는 뒷전인 채 해외 사업에 몰두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해외 사업 나서는 더벤티, 가맹점주 불만 나오는 까닭

저가커피 브랜드 더벤티가 최근 해외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주 CF리치먼드센터(CF Richmond Centre)에 해외 1호점을 오픈하고 북미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저가커피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해외로 눈을 돌려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이미 시장의 다른 브랜드는 일찌감치 해외 시장 진출을 결정했다. 더본코리아의 빽다방은 2016년부터 필리핀, 싱가포르 등에 매장을 출점하고 있고, 컴포즈커피도 2023년 싱가포르에 진출했다. 메가MGC커피도 지난해 5월 몽골에 해외 점포를 출점했다.

더벤티가 해외 진출 소식을 알리자 국내 가맹점주 사이에서는 싸늘한 반응도 감지된다. 해외 시장 확대보다는 국내 가맹점 챙기기가 우선 아니겠냐며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다. 한 가맹점주는 “점주들이 온종일 매장을 지키고 있어도 손에 남는 수익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매장을 내놓아도 인수를 하겠다는 사람이 없으니 억지로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이 많다. 본사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벤티는 2014년 출범한 저가커피 브랜드다. 컴포즈커피와 같은 해 가맹사업을 시작했고, 메가MGC커피(2016년)보다 2년 빨리 시장에 들어왔다. 하지만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가 빠른 속도로 가맹점을 확대해 나가면서 현재는 저가커피 시장 점유율 4위에 머무르고 있다. 2023년 기준 가맹점 수는 1129개로 집계됐고, 최근에는 1500호점을 출점했다고 밝혔다.

일부 더벤티 가맹점주는 본사를 향한 질타를 쏟아낸다. 본사 이익 창출을 위해 높은 원가율을 적용한 탓에 가맹점 수익은 악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가맹점주 A 씨는 “원재료율이 40%에 달한다. 최근 출시된 신메뉴의 경우 42%까지 올랐다. 원가율이 40%가 넘으니 배달 대행료 등을 내고 나면 남는 게 하나도 없다”며 푸념했다. 저가커피 업계의 원가율은 평균 38%대로 식음료 업계에서도 높은 편으로 꼽힌다. 다른 더벤티 가맹점주도 “저가커피 중에서도 더벤티의 원가율이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더벤티를 운영하는 에스앤씨세인은 2022년 생산원가 절감을 위해 충북 증평에 3만 3000㎡(약 1만 평) 규모의 원두 로스팅 및 파우더 공장인 ‘퍼플랜드’를 설립했다. 퍼플랜드는 연간 원두, 파우더, 액상 등을 각각 5000톤가량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식품공장이다. 가맹점주들은 더벤티가 원가 절감이 가능한 유통 구조를 갖추고 있음에도 가맹점에 과다한 물류비를 청구하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한다.

A 씨는 “공장 설립 전 본사는 가맹점주들에게 직접 로스팅 공장을 만들어 운영하면 원두, 파우더 납품가를 낮출 수 있다고 홍보했었다. 하지만 정작 공장을 가동한 뒤로 물류비는 더 비싸졌다. 직접 생산한 파우더를 가맹점에 공급하는데 시중에서 판매 중인 다른 파우더보다 더 비싼 것이 말이되냐”며 “올해 원두값도 오르고, 파우더 가격도 3~6% 더 인상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벤티 관계자는 “퍼플랜드 공장 설립 후 생산 효율화와 물류 최적화를 통해 매년 지속적인 공급품 가격 인하를 실현해왔다”며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인플레이션, 국제 원두 시세의 지속적 상승, 물류비 증가 등 외부 환경적 요인 등 어려운 상황이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2024년 원두 가격 및 일회용품 등 부자재 가격 인하를 단행했고, 2025년에 한해서만 일부 품목의 제한적 가격 조정을 시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경쟁에서 밀렸나, 점포 폐점 이어져 “리포지셔닝 위한 재출점”

저가커피 시장의 경쟁 심화에 가맹점의 매출 하락은 이어지는 분위기다. 좁은 골목은 물론 한 건물 안에도 저가커피 브랜드 여러 곳이 경쟁적으로 출점하면서 가맹점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폐업 위약금을 내면서까지 매장 정리를 결정하는 가맹점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공정위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더벤티의 계약종료 및 해지 가맹점 수는 61곳에 달한다. 메가MGC커피는 14개, 컴포즈커피는 15개, 빽다방은 20개 수준에 그쳤다.

더벤티를 운영 중인 가맹점주는 “지난해 폐업한 더벤티 가맹점은 60곳 이상이다. 폐업 위약금으로 몇천만 원을 내면서까지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저가커피 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다”며 “본사는 이런 상황에서도 어떻게 하면 신규 가맹점을 더 낼 수 있을지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더벤티 관계자는 “올해 브랜드 론칭 1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일부 매장의 폐점은 초기 출점 매장의 10년 계약 만기 도래에 따른 현상이다. 많은 가맹점주가 상권 변화에 맞춰 리포지셔닝을 위한 재출점을 선택한 사례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가맹점의 생존 위기감이 확대되는 와중에도 가맹 본사의 영업이익은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더벤티를 운영하는 에스앤씨세인의 2023년 매출액은 919억 원으로 전년(787억 원)보다 17% 늘었다. 영업이익도 2022년 77억 원에서 2023년에는 134억 원으로 74%나 확대됐다.

더벤티는 “매출 하락이 있는 매장이 있는 반면 매출 상승이 있는 매장도 있다. 상승과 하락은 매장마다 상이하다. 매장 평균 매출은 전년 대비 상승하고 있다”며 “더벤티는 가맹점의 경영 안정화와 수익성 제고를 위해 다각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를 겪는 매장을 위한 전담 부서를 운영하며 매출 향상을 위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비용은 본사가 전액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브랜드 정체성에 부합하는 고품질 제품을 제공하면서도 가맹점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속적인 원가 개선 노력을 통해 가맹점과 본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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