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고 했나? 끝 모르게 추락하던 엔터 주식이 반등하고 있다.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인 로제의 새 음원 ‘아파트’(APT.) 때문일까. 로제와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듀엣으로 부른 노래가 4주 연속 미국 빌보드 글로벌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로 이어지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리듬의 반복은 사람을 매료시킨다. 듣기 좋은 사운드, 비트, 멜로디 라인이 인기 비결이다. 가사에 나오는 한국인의 술자리 게임인 아파트가 흥미를 자아냈다는 평이다.
누군가는 왕년의 가수 윤수일의 아파트가 재건축으로 성공했다 농담한다. 한국인은 과거 아파트 재건축으로 재미를 톡톡히 보았다. 재건축은 과거처럼 지금도 돈 버는 사업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서울시 역점사업인 신통기획이 사업 4년 차에서도 신속과 통합을 모두 놓치고 표류하고 있다. 고층 재건축은 강남을 제외하고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강남에는 오래된 저층 아파트가 사라지고 고층 아파트만 남았다. 이런 아파트는 초과이익환수금과 높은 분담금으로 투자 측면에서 큰 재미가 없다.
강남 3구에 남은 분양가 상한제는 경제학의 최고가격제 원리와 같으면서 여러 악영향을 낳는다. 가격 안정 효과는 없고 엄청난 시세 차익으로 다수의 로또를 양산해 위화감을 조성한다. 아파트 청약 가격이 20억대라면 서민에게 과한 금액이다. 청약자들이 높은 월세나 전세로 살았다면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어 ‘공정과 상식’에도 어긋난다. 가점을 높이기 위한 온갖 편법이 동원되는 것도 문제다. 소위 인기 지역의 민간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를 없애는 게 마땅하다. 그래도 제도를 존치하고자 한다면 시세 차익의 일정 금액을 국고로 환수하고 청약 가점제에 소득이나 자산 항목을 넣어 고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조원경 UNIST 교수·글로벌 산학협력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