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12 화학9 생리의학6 문학2 평화2…노벨상 강국 일본

2025-10-08

일본이 올해 두 번째 노벨상을 거머쥐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2025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이산화탄소 등의 기체를 자유롭게 분리해 저장하는 금속·유기 골격체(MOF)를 연구한 기타가와 스스무(74) 교토대 특별교수와 리처드 롭슨(88·영국) 호주 멜버른대 명예교수, 오마르 야기(60·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UC버클리)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MOF는 나노미터(1나노는 10억분의 1m) 크기의 미세 구멍이 뚫려 있는 신소재로 이산화탄소 포집, 수소 저장, 물 흡착 등 기후변화 대응과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 사막에서 물 분자를 포집해 식수를 얻거나, 약물을 체내에 필요한 곳까지 안전하게 운반하는 전달체를 만들기도 한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이 개발한 금속·유기 골격체는 분자가 드나들 수 있는 큰 빈 공간을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분자 구조를 구현했다”며 “마치 ‘헤르미온느의 핸드백’처럼 수만 가지의 골격체를 설계해 화학적 혁신의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주상훈 서울대 화학부 교수는 “MOF는 1g당 표면적이 수천㎡에 달하는 물질로, 기후·에너지 문제 해결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물 부족이 심한 지역에서는 공기 중 수분을 흡착해 식수로 전환할 수 있고, 기후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에도 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타가와 교수는 수상 소식을 전해 듣고 “오랜 연구를 인정받게 돼 매우 기쁘다”는 소감을 남겼다.

지난 6일엔 면역학자 사카구치 시몬(74) 오사카대 석좌교수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면서 일본은 연이은 수상 소식에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일본은 기초과학 분야 저력을 자랑하듯 지금껏 생리학·의학 분야에서만 6명, 화학 분야 9명, 물리학 12명 등의 노벨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다.

문학 분야에서도 저력을 보여왔다. 『설국』의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1968년)와 『개인적 체험』을 쓴 오에 겐자부로(1994년)가 문학상을 수상하며 차기 수상자 탄생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평화상은 1974년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가 ‘핵무기를 제조하지도, 보유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비핵 3원칙에 입각한 외교로 처음 받은 이후 지난해 원폭 피해자 단체인 일본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니혼 히단쿄)가 두번째로 수상했다. 전후인 1949년 일본에서 첫 노벨 수상자(유카와 히데키·물리학상)가 나온 점을 감안하면 76년 사이에 약 2년에 한 번꼴로 수상자를 배출한 셈이 된다.

야기 교수와 MOF를 공동 연구한 경험이 있는 김자헌 숭실대 화학과 교수는 일본의 잇따른 노벨상 수상에 대해 “실패를 감수하며 기초과학에 꾸준히 투자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연구비가 시류에 따라 나노, 녹색 기술, AI 등으로 10년 주기로 바뀌다 보니 연구자들이 한 주제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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