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TP 리뷰원]지브리 열풍과 AI 시대, 아날로그 감성과 디지털 공존

2025-04-23

최근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다시 한번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챗GPT' 이미지 생성 기능으로 사진을 지브리(일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풍 스타일로 바꿔 SNS에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다.

지브리 열풍은 단순 콘텐츠 소비 재점화가 아니라 우리가 지금 직면한 기술 발전, 특히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낸 미래 사회에 대한 집단적 성찰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미지 생성기능 출시 첫 주 1억3000만명 이상이 이용했고 이런 현상은 AI가 본격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고 다양한 사용자 욕구가 늘면서 AI 유료화 물꼬를 텄다는 평가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가입자 3월 말 기준 5억명을 돌파했고 연말까지 10억명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수작업 애니메이션에 매료될까. 지브리 열풍 핵심은 '사람의 손'이 만든 따뜻함이다. 디지털 기술을 일부 수용하면서도 전통적 가치를 고수한 아날로그적 접근이 작가의 숨결을 담고 오히려 완벽하지 않기에 더 인간적인 감성이 느껴진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지브리 현상은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AI가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작곡하고, 글을 쓰는 시대에, 우리는 기술과 인간성 사이 균형점을 찾고 있다. 미드저니나 달리 같은 AI 이미지 생성기가 완벽에 가까운 그림을 만들어내는 지금, 지브리 작품 인기는 기계적 완벽함보다 인간적 불완전함의 가치를 재확인시켜 준다.

◇지브리적 상상력과 AI의 단상

AI는 일상과 산업 전반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챗GPT, 생성형 이미지 AI, 자율주행, 의료 데이터 분석 등은 단지 기술이 아닌 인간 사회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 우리는 이제 상상력으로만 가능했던 일들이 현실이 돼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AI가 만드는 콘텐츠와 지브리 애니메이션 차이는 '의도성'과 '맥락'에 있다. AI는 학습한 패턴으로 이미지를 생성하지만, 작가 메시지나 철학이 담기지 않는다. 반면 지브리 작품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 성장통, 전통의 가치를 작가의 시선으로 해석한다. 이런 '의미 부여' 능력은 기술이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AI 시대의 역설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만의 창조적 가치가 더욱 빛난다는 점이다. 지브리 열풍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이분법적 대립이 아닌, 공존과 상호보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점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조차 지브리의 아날로그 감성에 열광한다는 사실이다.

Z세대와 알파 세대는 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손으로 그린 애니메이션의 독특한 질감과 깊이를 더욱 갈망한다.

우리가 지브리 현상에서 얻는 인사이트는 명확하다. 기술은 도구일 뿐,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인간의 몫이다. AI가 발전할수록 인간 창작자의 철학과 불완전함의 매력은 더 가치를 얻을 것이다.

◇AI 시대를 대비한 창의성 함양과 준비

AI 기술은 나날이 진화하지만, 그 활용 결과는 인간의 윤리적 판단에 달려 있다. 기술 개발을 넘어, 그 기술이 인간 중심 가치를 구현하는지를 점검하고 조정하는 시스템이 필요하고, AI 시대 윤리적 판단과 시민 자격을 갖춘 인간을 준비시켜야 한다.

미래 창작 환경은 AI와 인간의 협업 모델로 진화할 것이다. AI는 기술적 부분을, 인간은 감성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반복적인 업무나 단순 분석은 AI가 대신할 수 있지만, 인간의 상상력, 공감 능력, 종합적 판단력은 여전히 우리에게 달려 있다.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의 창의성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

또 AI가 노동시장을 재편하고, 인간 역할을 축소하는 흐름은 이미 시작됐다. 이에 따라 우리는 교육, 복지, 고용 구조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기술 발전이 소수의 이익에만 귀속되지 않도록 포괄적이고 공정한 사회 정책이 마련돼야 하고 지속가능한 사회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지브리 열풍은 단순한 애니메이션의 인기를 넘어, 기술 홍수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인간성, 관계성 가치를 되돌아보게 한다. AI 시대 미래는 기술이 아닌 인간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브리의 상상력이 보여준 가능성처럼, 우리 역시 윤리와 창의성, 연대의 힘으로 AI 시대를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글 : 도승희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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