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CES에서 가전 제품은 물론 하이엔드부터 메인스트림까지 다양한 PC 관련 제품들이 발표되었다. 새해를 맞이해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함이거나, 자신의 잠재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높이기 위한 도구로 PC 업그레이드 혹은 구매를 고려 중이라면 행복한 고민 중이지 않을까 싶다.
구매 경로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부분의 PC 관련 제품들의 제조사가 외국 기업인 만큼, 가장 속편한 방법은 국내 공식 유통사를 통해 공식 유통되는 '정품'을 구매하는 것일 것이다.
'정품'은 보통 제조사와 정식으로 공급 계약을 체결한 유통사를 통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국내 판매되는 제품을 부르는 명칭으로, PC 부품 중에는 대표적으로 인텔 CPU 구매시 접하게 된다. PC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 영향인지, 가격 비교 사이트나 쇼핑몰을 들어가보면 기업 고객 대상 B2B 제품인 벌크가 정품 만큼이나 자주 눈에 띈다.
결코 사소하지 않은 정품 구매 해택
그렇다면 정품과 벌크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제품 자체는 동일한 기업에서 만든 동일한 CPU라 성능 자체는 동일하지만, 어떤 고객을 대상으로 하느냐에 따라 갈리는 만큼 서비스도 그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만일 제품에 문제가 생긴다면 '정품'은 개인 고객 대상 제품이기에 직접 공식 유통사(코잇/ 인텍앤컴퍼니/ PC디렉트)를 통해 빠르고 간편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각 유통사의 지정 택배사를 이용하면 왕복 택배비도 아낄 수 있다.
반면 벌크는 기업 고객 대상 제품이기에, 기본적으로 고객이 판매처를 거쳐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수입처에 직접 서비스를 받을 수 없기에 번거롭고 시간도 오래 걸리며, 일부 판매처는 벌크 CPU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벌크 CPU를 구매했다면 다행이지만, 가격만 보고 싸다고 당연히 서비스가 지원되겠거니 생각해 따로 확인하지 않았다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벌크 CPU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판매처일 경우 많이 난감해진다.
판매처에서 벌크 CPU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최후의 수단으로 인텔에 직접 A/S를 요청하는 RMA를 생각할 수 있지만, 벌크는 당초 기업 고객 대상 제품인 만큼 인텔은 개인이 요청하는 벌크 CPU의 RMA 신청을 접수하지 않는다.
그에 반해 정품 CPU는, 정식 유통사가 폐업하는 최악의 상황에도 보증 기간 내라면 인텔 RMA를 통해 서비스 받을 수 있다.
인텔 CPU 단품 구매, 정품 확인법은?
정품과 벌크,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PC 업그레이드를 위해 CPU만 교체하는 사용자라면 비교적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대부분의 판매처에서는 제품명에 '정품'과 '벌크'를 표기해 구매자가 자신이 구매하는 CPU가 어떤 제품인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만들었다. 덕분에 조금만 신경을 씬다면 정품을 사려다 벌크를 사는 실수를 방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자신이 구매한 제품이 정품인지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CPU 단품을 구매했다면, 제품 박스에 공식 유통사의 '정품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으니 쉽게 정품임을 확인할 수 있고, 정품 스티커에는 유통사를 상징하는 두문자(코잇 = COT, 인텍앤컴퍼니 = INT, 피씨디렉트 = PCD)와 제품 구별을 위한 숫자로 조합된 시리얼 번호가 있다.
리얼CPU 홈페이지(https://www.realcpu.co.kr)에서 해당 시리얼 번호를 조회하면 해당 제품의 정품 여부를 즉각 확인할 수 있다. 간혹 시리얼 번호 입력 주기와 조회 시기의 차이로 정품으로 조회되지 않을 수 있는데, 이때는 유통사 A/S 센터를 통해 정품 확인을 요청할 수 있다.
제품 봉인에 손상 흔적이 없다면 이정도로 박스 CPU 단품의 정품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조금은 번거로운 조립 PC의 정품 CPU 확인법
CPU를 단품으로 구매한다면 이처럼 비교적 쉽게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조립 PC를 구매한다면 조금은 더 신경을 써야한다.
제품명이나 선택 필수인 옵션으로 '정품' 여부 구별이 가능한 CPU 단품과 달리, 조립 PC는 제품명만 봐서는 정품 CPU가 쓰였는지를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당연히 '정품'이 쓰였을 것이란 생각에 구성품을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다면 벌크 CPU가 쓰인 것을 놓칠 수 있다.
때문에 구매 단계부터 정품 사용여부를 판매처를 통해 명확하게 확인해야 한다.
조립 PC의 대표적 장점은 PC 판매처의 A/S 기간이 지난 후에 문제가 발생해도 각 부품별 제조사, 혹은 유통사를 통해 A/S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당연히 공식 유통사를 통해 유통되는 정품 CPU가 쓰여야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빠르고 편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내 PC에 쓰인 CPU가 정품인지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1차적 확인 수단은 역시 정품 스티커다. 정품 CPU가 사용된 조립 PC를 구매했다면 CPU 단품을 구매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제공되는 정품 스티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보통은 케이스에 부착된 형태로 제공되지만, 불안하다면 업체에 정품 스티커 제공 여부를 명확히 확인하자.
다음으로 확인할 것은 자신이 구매한 것과 동일한 제품인가 하는 점이다.
조립 PC에 부착된 정품 스티커의 시리얼 번호를 통해 리얼CPU 홈페이지에서 정품 여부와 함께 모델명을 확인할 수 있지만, 실제 제품에 사용된 CPU가 선택한 바로 그 제품인지는 실물이 눈에 보이지 않으니 불안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때는 부팅시 F2 또는 Del 키를 눌러 바이오스에 진입하면 어떤 CPU가 사용되었는지 알 수 있다.
바이오스 진입이 번거롭다면 윈도우에서 '실행' 혹은 '검색' 창에서 'msinfo'를 입력해 실행하면 자신의 PC에 사용된 CPU와 메모리 용량, 그래픽 카드, HDD, SSD 모델명과 용량 등 핵심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리얼CPU 홈페이지에서 시리얼 번호로 검색해서 '등록' 시 확인되는 모델명과 시스템 정보에서 확인되는 모델이 동일하다면 OK. 구매한 모델과 msinfo에서 확인한 모델명이 다르다면 시스템 판매처에 연락해 상황 파악하고 그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
한편, 시스템에 설치된 CPU도 내가 주문한 바로 그 제품으로 확인되었고, 시리얼 번호로 확인했을 때도 내가 주문한 그 제품으로 확인되었지만, 그래도 불안하다면 한가지 더 확인해볼 곳이 있다.
바로 CPU 히트스프레더와 PCB에 각인된 ATPO와 FPO다.
인텔 CPU 박스에는 정품 스티커와 함께 ATPO가 S/N과 FPO는 Batch#로 새겨진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는데, 가능하다면 시스템에서 CPU를 분리해 새겨진 정보가 스티커의 정보와 일치하는지 확인하자.
시스템에 장착한 상태로는 정품 CPU인지 벌크인지 확인이 안되기 때문에, 정품과 동일한 벌크가 사용되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쉽게 확인하길 원한다면 시스템 판매처에 이들 정보가 적힌 스티커, 혹은 정품 CPU 박스 제공을 요청하고, CPU 히트스프레더와 PCB에서 확인한 ATPO와 FPO가 함께 제공되는 스티커의 정보와 일치하는지, 일치한다면 정품 CPU로 볼 수 있다.
한편, CPU 본품에서 ATPO와 FPO 코드를 확인한 김에 인텔 보증 정보 체크 폼에 입력해 검색하면 정품인지 벌크(트레이)인지 인텔이 공식적으로 확실해 준다. 혹시나 정품 CPU 단품의 봉인이 훼손된 흔적이 있다면, 박스 패키지와 CPU 본품에 새겨진 ATPO와 FPO 코드를 이용해 정품 유무를 확인해 보자.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원칙상 정품 CPU만 공식 유통사를 통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벌크 CPU는 '정품' CPU보다 번거롭게 판매처를 통해 서비스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