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수행 때 보증금 환급해주는 자기계발 서비스
지난 2일 파산 신청 알려···최근 환급 등 지연 정황
파산 직전인데도 최근 한달간 광고문자 집중 발송

강의·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성실히 ‘미션’을 수행하면 전액을 환급해주는 사업을 하던 자기계발 업체가 돌연 파산을 공지해 수백명이 보증금을 환급받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피해자들은 자금난이 ‘수개월’ 지속된 정황이 있다며 “애초 환급하기 어려웠던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3일 ‘미션캠프 환급 파산 피해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하루만에 750여명이 모여 저마다 피해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미션캠프’는 온라인 강의, 글쓰기 프로젝트, 광고형 체험 프로그램 등을 보증금을 받고 참여하게 하는 사업을 주로 해왔다. 일정한 주기로 주어지는 ‘미션’을 완수하면 보증금을 최대 100% 환급해준다. 미션만 해내면 무료로 강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오픈채팅방이 자체 피해 신고를 받은 결과, 이날 오전 9시까지 323명의 피해자가 총 2억5500만원 수준의 피해액을 신고했다. 인당 피해액은 최소 30만~360만원으로 다양했다. 오픈채팅방 인원이 750명이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 및 피해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피해자 다수는 취업준비생과 사회초년생일 가능성이 크다. 경향신문과 인터뷰한 피해자 다수는 20·30대에 집중돼있다. 60만원을 결제한 황모씨(32)는 “생활비에 버금가는 돈을 환급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피해자 오픈카톡방에는 “180만원이면 월급 수준인데, 이렇게 사기를 당할 줄 몰랐다”는 말도 나왔다.
이들이 피해를 인지한 것은 지난 2일 홈페이지에 올라왔던 ‘파산’ 공지 때문이다. 미션캠프는 지난 2일 “강의 프로그램 진행에 있어 최근 적자가 누적되고, 예상치 못한 재정 악화로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투자 유치 등 기업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법원에 법인 파산 신청을 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다수 피해자는 미션캠프 측이 최근 한달 이상 환급금 지급·광고성 물품 지급을 지연시켜왔다고 말했다. 6개월동안 매월 책을 읽고 미션을 하면 보증금 100%를 환급하겠다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문모씨(22)는 지난 10월 말부터 환급을 받지 못하기 시작했다. 문씨는 “100% 환급이 보장되지 않았더라면 신청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30만원에 책 6권을 사는 사람이 어딨냐”고 말했다. 10월 3일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지급 한 뒤 꾸준히 후기를 쓰면 30만원 보증금을 돌려주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김모씨(27)는 “카메라는 보내주지도 않고 지난달 18일 환불해주겠다고 하더니 차일피일 미뤘다”며 “최종적으로 지난 2일에 환급해주겠다고 하더니, 환불 대신 파산 공지를 올렸다”고 말했다.
미션캠프는 최근 1개월 동안 ‘광고문자’도 집중적으로 발송했다. 파산 직전이었던 지난달 27일에도 미션으로 주어지는 질문에 성실히 답하면 ‘자신만의 2025년을 돌아볼 수 있는 아카이브북’을 무료로 만들어주겠다는 광고 문자를 보냈다. 이를 보고 총 60만원을 결제한 문씨는 “파산 직전에 광고 문자를 보낸 것은 고의적인 사기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업체 측은 모든 프로그램 참여 금액은 ‘계좌이체’로만 받아왔다.
피해자들은 자금난을 겪은 것이 수개월 전부터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지난 7월 이 업체에서 강의를 했던 강사는 강사료를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이 미션캠프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를 보면 환급금 입금 지연도 지난 9월30일쯤부터 시작됐다. 업체 측은 “전산 문제”로 지급이 늦어진다, “지연 보상금 1만원을 추가로 이체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같은 공지는 11월이 환급 시점이었던 피해자에게도 반복됐다. 실제 보증급 환급은 없었다. 이 과정에서 미션캠프 측은 “대기업 외주 컨텐츠를 통한 수익이 있어서 변제 능력이 충분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각자 경찰에 진정 접수·고소를 진행하고 있다. 이주한 법무법인 위민 변호사는 “기망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일만큼 반복적이거나, ‘돌려막기’를 하고 있었다면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