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중국에 수천억 달러 잃어…그들의 군대 키워준 셈"
"EU, 일본, 한국 등에 바라는 것은 공정하게 대우받는 것"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을 콕 짚어 '공정한 대우를 바란다'며 '수천억~수조 달러가 미국으로 들어오는 것이 공정'이라고 주장했다. 또 관세 덕분에 국가안보 역시 굳건하다며 관세 예찬론을 거듭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 중 미중 무역 협상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며 "(미중 무역이) 수십년간 일방통행이었고, 그들(중국)은 미국 덕분에 부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아주 심하게 이용당했다. 매년 중국에 수천억 달러를 잃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그들의 군대를 키워준 셈"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아가 "우리는 더 이상 어리석지 않다"며 한국과 일본 등을 언급했다. 그는 "그것은 유럽연합(EU)도 포함되고, 일본과 한국도 포함된다. 이들 나라에서 우리나라가 바라는 것은 공정하게 대우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공정하게'라는 것은 미국으로 수천억, 심지어 조 단위 달러가 들어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리 국가 안보는 관세 덕분에 굳건하다. 관세가 없었다면 국가 안보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날 발언은 우리 정부의 통상 관련 고위관리들이 대거 미국으로 와 한미 무역협상 최종 타결을 위한 마무리 이견 좁히기에 나선 가운데 나왔다. 정부는 한미 무역협상을 최종 타결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3500억 달러(497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중 직접투자(현금) 비중을 포함한 투자구조와 투자방식 등 핵심 쟁점에서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밖에 "중국이 157%의 관세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매우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방침에 맞대응해 내달 1일부터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이런 추가 관세 위협에 중국이 대화를 원하는 등 반응하고 있다며 "양측 모두에게 좋은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달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과 잘 지내고 있다. 시 주석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몇 주 후에 한국에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dczoo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