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NCC가 한화솔루션·DL케미칼과 에틸렌 공급계약 체결에 합의했다. 가격 인상 폭 등에 이견이 있었지만 외부 컨설팅을 진행한 결과를 토대로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천NCC 구조조정에 전제 조건으로 거론됐던 원료 공급 가격이 확정된 만큼 이후 사업 재편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여천NCC는 12일 한화솔루션·DL케미칼과 에틸렌 등 주요 원료 공급계약을 체결한다. 업계 관계자는 “합의점을 찾아 계약을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급가격은 대외비인 만큼 외부에 공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여천NCC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에 각각 연 140만 톤, 73만 5000톤 규모의 에틸렌을 공급해왔다. 하지만 한화솔루션이 DL케미칼에 공급하는 원료 가격이 너무 낮게 책정됐다고 주장하며 가격 재협상에 들어갔지만 이견이 커 지난해부터 공급 차질이 빚어졌다. 한화솔루션 측은 DL케미칼이 시장 가격보다 너무 낮게 원료를 공급받고 있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DL케미칼은 장기 계약에 따른 할인인데다 한화솔루션이 공급가 인하를 요구하는 원료는 에틸렌이 아닌 다른 기초 유분이어서 시장 성격이 다른 만큼 단순하게 비교할 수 없다는 주장을 폈다.
정부가 나서 석화 업계의 자율적인 구조조정 추진을 요구했지만 여천NCC는 두 기업 사이의 가격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면서 사업 재편에도 속도를 내지 못했다. 두 회사에 대한 공급가격이 확정돼야 향후 예상되는 매출과 이익이 추산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사업 재편 방안이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한국산업은행도 여천NCC가 사업 재편안을 제출하기 위한 핵심 조건으로 △3공장 감축 방안 △3000억 원 규모 출자 전환 △한화·DL과의 원료 공급계약 재체결을 제시해왔다.
하지만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안 제출 기한이 다가오자 양측 모두 전향적으로 입장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두 기업 모두 한 발씩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며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는 사업 재편안에 합의해야 정부와 금융권 조율을 거쳐 연말에는 최종안이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격 협상이 완료됨에 따라 여천NCC의 사업 재편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여천NCC는 에틸렌 생산이 연간 228만 톤으로 단일 사업장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다. 생산량 감축과 관련해서는 연간 에틸렌 생산량이 47만 톤인 제3공장 폐쇄가 유력해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설비를 해체하는 방식의 스크랩(폐쇄)이 아닌 장기간 가동을 중지해 폐쇄와 같은 효과를 거두겠다는 방식이 제안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3공장 대신 1공장이나 2공장의 가동을 멈추고 필요시 3공장도 세우는 방식도 거론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년 이상 가동 중지를 하면 사실상 폐쇄와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폐쇄를 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 만큼 이 같은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악화된 재무 구조에 대한 개선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그동안 공급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생산도 차질을 빚은 만큼 여천NCC의 기초 체력이 상당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여천NCC는 6조 448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30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날 정부 고위 관계자 “여천NCC 대주주가 대여금 출자 전환을 마쳤지만 재무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사업 재편 계획을 마련할 때 재무 지표를 안정시킬 추가 노력이 담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설비 중단이 최종 결정되는 시점에 장부상 손상차손이 발생해 부채비율이 다시 급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다음 주 여천NCC가 사업 재편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여지껏 실제 움직임이 미미했던 기업들에는 더 큰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충남 대산에서는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이 설비 통폐합과 최대 110만 톤 감축안을 담은 재편안을 확정지었을 뿐 전남 여수의 LG화학과 GS칼텍스, 울산의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 사이의 구조조정 논의는 큰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GS칼텍스와 LG화학이 컨설팅 업체를 선정하고 설비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고 울산 산단에서는 SK지오센트릭·대한유화·에쓰오일이 컨설팅 회사를 선정해 구체적인 실행 플랜을 짜는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울산이 가장 느린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도 에쓰오일의 구조조정 참여 여부를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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