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첫 풀타임 시즌, KT 소형준에게 130이닝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좋은 선발 투수가 되어가는 과정”

2025-07-31

KT는 리그에서 선발진이 탄탄한 팀 중 하나다. 7월30일 현재 올시즌 선발 투수의 팀 평균자책은 3.60으로 코디 폰세, 류현진을 보유한 한화(3.38)의 뒤를 잇는다.

지금은 팀을 떠난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부진해 고민을 키우기도 했지만 국내 선발진이 워낙 좋았기에 나온 결과다. 그 중 한 명인 소형준이 기여한 바도 있다.

소형준은 올시즌 18경기에서 7승3패 평균자책 2.72를 기록 중이다. 18경기 중 15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는 등 이닝이터로서의 면모를 자랑했다.

2023시즌 팔꿈치 수술을 받은 후 지난해 후반기에 팀 전력에 합류해 불펜으로 6경기를 소화했던 소형준은 올해에는 복귀 후 첫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며 선발진의 한 축으로 팀에 힘을 보태는 중이다.

수술 후 첫 풀타임 시즌을 감안해 구단에서는 130이닝으로 이닝 제한을 뒀고 소형준은 이미 109.1이닝을 소화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소형준의 페이스가 워낙 좋은 탓에 남은 이닝을 선발로 할 지, 불펜으로 할 지 고민을 할 정도다. 그 정도로 소형준의 팀 마운드에서 존재감이 크다.

소형준은 올시즌을 돌이켜보면서 “결과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경기를 하는 건 아니다. 한 번 던지고 나서 다음 등판까지 준비하는 5일 동안 그 과정을 충실히 준비하고, 마운드에서는 재미있게 즐기면서 던지려고 하다보니 결과가 좀 잘 나왔다. 지금까지도 결과물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으려하고 시즌 초반 마음 그대로 던지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020년 데뷔해 그 해 신인왕을 차지했던 소형준은 수술 후 재활, 그리고 복귀까지의 과정을 거치면서 여유가 많이 생겼다. 그는 “나이도 좀 먹었고 선발로 많이 나가다보니까 어떤 상황이 오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던져야 더 좋은 결과들을 냈었는지에 대한 기억이 쌓였다. 그래서 상황마다 좀 더 여유있게 대처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긴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겨울 오원석이 트레이드로 합류하면서 국내 선발진이 좀 더 탄탄해졌고 소형준에게도 적지 않은 동기부여가 됐다. 2020년 SK(현 SSG)에 지명됐던 오원석은 같은 1차 지명자라는 공통점도 있다. 오원석은 지난 4일 두산전에서 10승을 올리면서 전반기에 이미 데뷔 첫 10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소형준은 “선발진에서 앞 선수가 잘 던지면 다음 순서로 나가는 투수도 잘 던지고 싶어진다. 야구라는게 기록이 숫자로 눈에 다 보이기 때문에 그런 기록들을 보면 서로 동기부여가 많이 된다. 안 느끼려고 한다고 해도 전광판에 숫자가 나오지 않나. 서로 그런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아도 시너지 효과가 있다라고 생각을 한다”고 했다.

동갑끼리 서로 조언을 하기도 한다. 소형준은 “원석이가 10승을 올리기 전에도 ‘10승 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자꾸 의심을 하고 있더라. 그래서 ‘너는 지금처럼만 해주면 무조건 할 수 있다’라고 해줬다. 서로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전했다.

올시즌 제한된 이닝 속에서 피칭을 하면서도 소형준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 그래서 130이닝은 다른 의미로 다가올 예정이다. 그는 “건강하게 130이닝을 시즌을 마치기 전까지 소화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싶다. 만약 시즌 끝까지 로테이션을 다 돌았다면 규정이닝까지도 충분히 던질 수 있었던 시즌을 보냈던 것이라고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내후년에는 선발 투수로서 이닝을 많이 채워줄 수 있는 더 좋은 선발 투수가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만약 남은 이닝을 불펜으로 나가더라도 소형준은 받아들일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에도 불펜으로 등판한 적이 있다. 큰 부담은 없을 것 같다. 오히려 지난해보다 몸 상태가 더 좋기 때문에 더 자신있게 던질 수도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KT는 4위를 기록하며 올시즌에도 가을야구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3경기 4이닝 1실점을 기록했던 소형준은 또 가을야구 무대에 오르고픈 마음이 크다. 올시즌에는 선발로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있기에 기대감이 더 커진다. 소형준의 마지막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은 2022년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이었다. 당시 소형준은 6이닝 2실점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포스트시즌이라는 무대는 선발로 나가는게 더 재미있고 기대가 된다”라며 “우리는 매년 가을야구를 했기 때문에 조급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없는 것 같다. 하다보면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서로 믿고 의지하기 때문에 충분히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음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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