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긴 연휴, 몸과 마음이 쉬어가는 ‘꿀팁’

2025-10-09

곧 추석이다. 주말을 엮으면 길게 쉴 수 있는 모처럼의 연휴이기도 하다. 가족과 명절을 보내고 나서도 며칠쯤 남을 것이다. 평소 일하느라 공부하느라 집안 대소사를 돌보느라 바빴던 당신, 연휴에는 내 몸과 마음을 돌아보며 ‘진정한 쉼’의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휴식은 하던 일을 멈추고 잠깐 쉬는 것을 말한다. 쉬는 방법은 다양하다. 잠을 자거나, TV·영화와 같은 영상을 보거나, 드라이브를 하거나,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여행을 가거나…. 이런 것이 쉬는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개인의 성향에 따라 쉬는 방법은 다르지만, 결국 쉼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몸과 마음의 이완이다.

하루 대부분을 일하거나 공부하는 데 시간을 보내는 동안 교감신경은 항진되고, 몸의 근육은 긴장돼 뇌에는 피로물질이 쌓인다. 이 피곤함을 매일 조금씩 적절하게 해소하는 것이 휴식의 핵심이고, 만성피로의 확실한 예방법이다. 교감신경은 심장 박동, 호흡, 소화 기능 등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의 한 부분이다. 교감신경은 우리가 스트레스, 긴장 상황, 위험한 사건 등을 마주칠 때 활성화된다. 이것은 심장을 빨리 뛰게 하고 혈압을 상승시키며, 호흡을 원활히 하기 위해 기관지가 늘어나게 한다. 또 동공을 확장하고, 소화할 시간이 부족해 기능은 떨어지게 한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슴이 뛰고, 머리가 아프고 속이 체한 것처럼 더부룩하게 느낀다. 교감신경은 필요할 때 적절히 활성화된다면 우리 몸이 위험 상황에 반응할 수 있게 해주지만, 지속해서 항진될 경우 체내 장기에 부담을 준다.

잠만 자거나 드라마 몰아치기는 부적절

교감신경이 만성적으로 활성화되면 신체는 항상 긴장 상태에 있게 되고, 이것은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가 누군가와 싸울 때를 생각해보자. 상대방의 공격에 대비해 온몸을 긴장한 채 대기하고, 상대를 계속 주시하느라 쉬거나 영양을 보충할 시간도 없을 것이다. 실제 물리적인 전투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전쟁 상태’에 있어도 교감신경은 활성화된다. 그리고 교감신경 항진이 길게 지속한다면 자율신경계 기능의 조절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증상은 애매하고 범위가 넓다. 여러 병원이나 진료과를 방문해 다양한 검사를 해도 이상이 없다고 진단받을 수 있다. 이럴 경우 세밀한 진찰과 병력 청취를 통해 진단하기도 한다. 자율신경계는 주요 장기에 영향을 끼치므로 혈압 저하, 어지러움, 가슴 두근거림, 두통, 소화불량, 울렁거림, 식은땀 혹은 땀이 나지 않는 증상, 기억력 감소, 눈앞이 흐려짐 등 기능 이상으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만성 스트레스로 인해 교감신경을 오랫동안 항진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업무나 공부 중간에 휴식이 필요하다. 잠깐 눈을 붙이거나 몸을 이완시키고 늘어뜨리거나 카페인이 없는 음료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더불어 마음의 안정도 필요하다. 몸은 쉬고 있지만 머릿속으로는 할 일을 되뇌거나, 불편한 인간관계의 장면이 떠올라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있다면 진정한 휴식이라 할 수 없다.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기 위한 시간과 공간 그리고 상황을 만들어야 하는데, 바쁘게 일하는 현대인들에게 쉽지 않은 문제다. 그래도 점심시간 중 자투리 시간, 내가 앉아 있을 정도의 공간, 누구에게 방해받지 않고 있을 수 있는 상태를 찾고 만드는 건 의지가 있으면 할 수 있다. 그 시간에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가벼운 산책을 하거나, 명상을 하거나, 잠시 낮잠을 자는 것도 권한다. 단, 이때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삼가자. 스마트폰의 이미지와 영상이 시각 정보로 들어오는 것은 단시간에 많은 정보를 뇌에 공급하는 것으로 쉬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설령 나에게는 짧은 동영상을 보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라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영상을 보는 내내 나의 눈과 뇌는 피로가 쌓이는 것이므로 휴식하는 방법으로는 적절하지 않다.

많은 전문가가 권하는 건 ‘명상’

긴 추석 연휴 동안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는 휴식을 권한다. 하지만 대부분 시간을 수면을 취하거나, 미뤄두었던 드라마를 몰아보거나 음식을 마음껏 먹고 누워 있다. 이런 쉼은 몸을 더 무겁게 만들어 연휴 후 일상으로의 복귀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아침에 눈이 떠지면 일어나고, 식사도 규칙적으로 하는 등 평소 생활하는 것과 비슷한 신체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적당한 집안일이나 가벼운 운동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 건강한 휴식의 기본이다. 그리고 평소에 나의 마음을 짓누르며 신경 쓰이게 하는 일들이 있다면 털어내도록 노력해보자.

내 의지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 해결 방법을 고민해서 마음을 가볍게 하고, 내 마음대로 될 수 없는 일이라면 그 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 자체를 하지 않도록 내 생각을 컨트롤해보자.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 그래서 해결 방법 중 하나로 많은 전문가가 명상을 권한다. 명상은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으며, 스트레스와 불안을 낮춰 마음을 안정시켜준다. 반복적인 명상을 통해 나의 기분을 안정적으로 만들면 감정 조절을 원활히 할 수 있고, 집중력과 기억력의 개선도 이룰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양질의 수면을 취하는 데 도움을 주고,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도 있다. 스트레스 수준을 낮추고, 건강한 음식을 먹고, 충분히 자고 적당한 육체 활동을 하면 면역력은 저절로 상승한다.

몸과 마음이 모두 안정된 상태를 지속해야 진정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내가 건강해야 내 가족과 주위 사람들도 건강하고, 건강한 신체에서 올바른 생각과 의지, 동기, 추진력이 생긴다. 일과 공부를 열심히 하는 만큼 짬짬이 휴식을 취해야 한다. 건강한 휴식을 취할 때, 몸과 마음도 더욱더 단단해질 것이다.

<정혜진 녹색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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