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피곤한 이유…원인은 ‘알람 소리’에 있었다?

2025-10-10

“한 번에 바로 깨기 위해 스마트폰 내에 가장 시끄러운 ‘경보’로 알람음을 설정합니다”

당신은 시끄럽고 요란한 알람으로 아침 일찍 기상할 수는 있겠지만 하루 종일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있다. 매일 아침 울리는 스마트폰 알람 소리가 단순히 잠을 깨우는 도구가 아니라, 우리 몸의 스트레스 시스템을 자극해 하루의 컨디션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미국 건강 전문 매체 ‘마더리(Motherly)’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람 소리가 뇌와 몸에 어떤 생리적 반응을 일으키는지 모르고, 매일 아침 일종의 ‘위급 경보’ 상태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요란스런 스마트폰 기본 설정 알람음은 수백만 명을 비명처럼 깨우며, 반복적으로 ‘위협 자극’으로 인식되도록 뇌를 학습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자연의학 전문의 앰버 말라노프스키(Amber Malanowski) 박사는 마더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급작스럽고 큰 알람음이 울리면 뇌는 그것을 ‘전화벨’이 아니라 ‘위험 신호’로 받아들인다”며 “이때 편도체(amygdala)가 즉각적으로 활성화돼 몸 전체에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이 분비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곰이나 사자에게 쫓길 때와 같은 ‘투쟁-도피 반응(fight or flight response)’으로, 심장이 빨리 뛰고 혈압이 오르며 신체가 긴장 상태로 전환된다.

문제는 이 반응이 단순히 몇 초간의 놀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말라노프스키 박사는 “강한 알람 소리로 시작한 스트레스 반응은 최대 16시간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말한다. 아침의 코르티솔 수치가 정상적으로는 서서히 상승해야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깨어나면 몸은 과도한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하루 종일 과흥분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작은 일에도 짜증이 늘고, 집중력은 떨어지며, 피로가 쉽게 쌓인다. 특히 육아나 업무로 스트레스가 많은 30~40대에게는 ‘코르티솔 과부하’가 만성 피로와 감정 기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박사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그 영향은 가족 전체로 퍼진다”고 경고했다. 어린아이들은 성인보다 외부 자극에 민감하기 때문에, 부모의 알람 소리에 깜짝 놀라거나 수면이 방해되면 그들 역시 코르티솔이 상승하고, 아침에 더 예민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좋은 소식도 있다. 말라노프스키 박사는 “하루의 첫 30분은 신체의 호르몬 균형과 감정 조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조용하고 점진적인 기상은 뇌의 안정화 시스템을 활성화시켜 하루를 훨씬 차분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기존의 자극적인 알람 대신 ‘자연스러운 깨어남’을 돕는 방식을 추천한다.

우선 태양빛처럼 서서히 밝아지는 ‘선라이즈 클락(sunrise clock)’이나 물소리·새소리 같은 자연음, 또는 스마트폰내에 부드럽게 볼륨이 커지는 알람음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핵심은 특정 소리보다도 ‘서서히’ 커지는 자극”이라고 박사는 덧붙였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에는 알람을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어 반복 ‘스누즈’ 사용을 막고, 기상 직후에는 물 한 컵을 마시거나 가볍게 스트레칭, 심호흡으로 몸을 진정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숙면이 어려운 사람이라면 자기 전 코르티솔을 낮춰주는 천연 수면 보조제나 명상 습관을 병행하는 것도 좋다.

말라노프스키 박사는 “심장이 두근거리며 깨어나거나, 알람 소리만 들어도 불안하거나, 밤새 숙면을 했는데도 아침에 피로하다면 그것은 몸이 이미 ‘위험 반응’으로 깨어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또한 “부드럽게 깨어나는 것은 게으름이 아니라 과학”이라며 “소리 하나만 바꿔도 신체의 스트레스 호르몬이 안정되고 가족 전체의 아침 분위기까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매일 아침 ‘비상벨’에 쫓기듯 일어나는 대신, 잔잔한 알람으로 하루를 시작해보자. 단순한 습관의 변화가 하루의 감정과 건강을 지배하는 코르티솔 곡선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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