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테랑 아웃사이드히터 전광인(34)이 현대캐피탈 선수로 나선 2024~2025시즌 챔피언결정전은 쇼케이스나 다름없었다. 전광인은 다음 시즌 OK저축은행에서 새롭게 출발한다.
지난 시즌까지 현대캐피탈에서 뛴 전광인은 지난 22일 OK저축은행의 아포짓스파이커 신호진(24)과 맞트레이드됐다. 전광인의 트레이드 루머는 지난 시즌 중부터 흘러나왔고, 결국 현실화됐다.
현대캐피탈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전광인이 연봉을 상당 부분 양보하며 일찌감치 잔류 계약을 맺으면서 사인앤트레이드 형식으로 팀을 떠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출전 기회를 늘리려는 전광인의 의지도 강했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에 부임한 필립 블랑 감독이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며 전광인은 사실상 백업으로 밀렸다.
2013년 남자부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한국전력에 지명된 뒤 2018~2019시즌부터는 현대캐피탈에서 뛴 전광인은 최정상급 선수로 V리그를 누볐다. 압도적인 운동 능력과 엄청난 탄력을 바탕으로 높은 타점에서 시원하게 때리는 강타가 그의 시그니처였다. 여기에 리그 최고 수준의 리시브 능력까지 더해지면서 신인왕과 V리그 남자부 베스트7 4회 선정, 한 차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수상 등 화려한 커리어를 쌓았다.
하지만 전광인은 1991년생으로 이제 30대 중반의 나이다. 2001년생으로 2022년 남자부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지명한 신호진을 내준 OK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고민이 클 수밖에 없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팀 상황상 리시브 능력이 좋은 아웃사이드히터 보강이 필요했다. 전광인이 여기에 맞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신호진의 미래도 기대할 만하지만, 아포짓스파이커는 외국인 선수와 경쟁해야 하는 자리다. 아웃사이트히터로 뛴 경험이 없는 신호진의 포지션 변화에 제약이 많을 것이란 판단 하에 결단을 내렸다.
전광인은 크지 않은 체구로 강한 공격을 때리는 스타일 상 크고 작은 부상이 따라 다녔다. 최근에는 무릎(2025년 3월 훈련 중 부상), 발목(2023년 3월 경기 중 부상) 등에 부상이 있었다. 냉정히 보면 전광인 정도의 배구선수가 커리어를 이어오면 자연스럽게 무릎, 어깨 등에 부상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OK저축은행은 메디컬 테스트에도 특별히 신경썼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전광인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여러 병원에서 메디컬 테스트가 이뤄졌다. 몇 번의 크로스체크에서도 전광인의 몸에는 문제가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전은 전광인이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무대”라며 챔피언결정전 활약이 트레이드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음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