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우 의협회장 취임 “회원 위한 회장으로…”

2025-01-14

의학교육 마스터플랜 제시 촉구

알맹이 없는 맹탕 취임사 지적도

제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으로 당선된 김택우 회장이 진정으로 회원을 위했던 회장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택우 회장은 14일 의협회관에서 열린 제43대 회장 취임식에서 “전대미문의 의료농단 사태에 대한 해결을 위해 회원분들께서 저를 지지해주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대한의사협회는 명실공히 의료계의 종주단체이자 대표단체지만, 근래들어 그 위상과 권위는 크게 약화되었다”며 “이렇게 된 것은 정부가 의료계의 목소리를 도외시한 문제도 크지만, 의협 스스로도 제 역할을 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 우리 스스로 (약화된) 위상과 권위, 존재감을 일으켜 세워야 할 때”며 “43대 집행부는 현 사태를 해결하고 대한민국 의료 환경의 정상화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지금의 의료대란은 정부에 큰 책임이 있지만, 의료계 스스로도 자성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 회장의 이날 취임사는 전반적으로 정부 책임론에 집중돼 있을 뿐, 의료계 자성 부분에 대한 내용은 빠져있어 알맹이 없는 취임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김 회장은 “의료계의 위상을 바로 세워야한다”면서도 그 구체적인 방법론은 제시하지 않았다. 예컨대 “2025년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의협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회원권익 보호와 국민 건강과 생명을 수호하여, 정부와 국민에게 인정과 존중을 받는 대한의사협회로 거듭나겠다”거나, “과거와 같이 정부 정책에 끌려가는 게 아니라, 정책을 먼저 생산하고 제시하여 국가정책을 선도하는, 의료전문가단체로서 역할과 기능에 충실하겠다”는 식이다.

“회의체에서 탈퇴하는 것으로 반대 의견만을 표출하던 과거와 달리, 대한민국 의료를 위해 아젠다를 이끌어가는 의협이 되겠다”거나, “작금의 의료사태뿐 아니라 임기 중 예측 불가능한 의료계 난제들을 마주하더라도, 전 회원의 총의를 모으는 합리적인 과정을 통해 슬기롭게 헤쳐나가겠다”는 내용도 마찬가지다.

의료계 관계자는 이날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조직의 리더는 문제가 생겼을 때 사안을 정확히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을 갖추어한다”며 “구체적 비전(실행방안) 제시없이 화려한 수사만 동원한 말잔치로 무슨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리더가 피해야할 대표적인 수사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이라며, “어떻게 보면 하나마나한 가장 무책임한 화법”이라고 애둘러 비판했다.

아래는 김택우 회장의 이날 취임사 전문이다.

[대한의사협회 제43대 김택우 회장 취임식 취임사]

안녕하십니까? 제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김택우입니다.

우리나라 의료계 역사적으로 엄중한 시기에 제가 전체 의사를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취임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전대미문의 의료농단 사태에 대한 해결을 위해 회원분들께서 저를 지지해주신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대한의사협회는 명실공히 의료계의 종주단체이자 대표단체입니다. 그러나 근래 대한의사협회의 위상과 권위는 크게 약화되었습니다. 이렇게 된 것은 정부가 의료계의 목소리를 도외시한 문제도 크지만, 의협 스스로도 제 역할을 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됩니다. 우리 스스로 위상과 권위, 존재감을 일으켜 세워야 할 때입니다. 대한의사협회가 의사들의 대표단체임을 다시 한번 천명합니다. 대내외적으로 이를 흔들려는 시도는 앞으로 일어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저와 저희 43대 집행부는 현 사태를 해결하고 대한민국 의료 환경의 정상화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 건강과 생명을 책임져야 할 정부가 더 이상 시간끌기식의 안이하고 무책임한 대응을 중단하고,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가 결자해지한다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여전히 정부와 여당은 사태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 없이, 후속조치에 불과한 전공의 수련, 입영 특례 방침을 내세우고 이미 실패했던 여의정 협의체를 재개하자고 말합니다. 분명히 밝힙니다만, 현 상태로는 의대교육이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정부 스스로가 인정하고 2025년 의대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임시방편이 아닌 제대로 된 의학교육의 마스터플랜을 제시하여야 합니다.

정부가 우선 사태해결과 의대교육 정상화를 위한 뚜렷한 계획과 명확한 방침을 내놓아야만 의료계 역시 2026년 의대정원 문제를 비롯한 의대교육 계획 역시 논의하고 대화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신임 대한의사협회 회장으로서 약속드립니다.

너무도 중요한 이 시점, 2025년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대한의사협회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회원권익 보호와 국민 건강과 생명을 수호하여, 정부와 국민에게 인정과 존중을 받는 대한의사협회로 거듭나겠습니다.

과거와 같이 정부 정책에 끌려가는 게 아니라, 정책을 먼저 생산하고 제시하여 국가정책을 선도하는, 의료전문가단체로서 역할과 기능에 충실하겠습니다. 회의체에서 탈퇴하는 것으로 반대 의견만을 표출하던 과거와 달리, 대한민국 의료를 위해 아젠다를 이끌어가는 대한의사협회가 되겠습니다. 아울러 전체 의사회원과 모든 지역, 직역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회무를 수행하여, 임기를 마칠 때에 진정으로 회원을 위했던 회장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작금의 의료사태뿐 아니라 임기 중 예측 불가능한 의료계 난제들을 마주하더라도, 전 회원의 총의를 모으는 합리적인 과정을 통해 슬기롭게 헤쳐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립니다.

대한의사협회와 14만 의사 회원들은 국민건강의 최전선을 담당하는 이들입니다. 국민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금의 진통이 우리 국민과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환자의 고통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는 시간임을 부디 알아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최근 호흡기 감염병이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설 연휴가 길어져 환자들에 대한 대응도 걱정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희 대한의사협회와 전 회원은 우리 국민의 건강을 지켜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회원 여러분, 새해에는 새로운 도전과 성공으로 여러분 모두가 뜻한 바를 이루시고, 가정과 일터에서는 평화와 사랑이 넘쳐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1월 14일

제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김택우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