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신인도·투자 안정성’ 신뢰 메시지 전달…외국에 긴급서한 등 발송
국내 주재 외교관·투자기업 직접 방문…다보스 포럼서‘한국경제 굳건함’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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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가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선제적 ‘위기관리 리더십’이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지사는 '12·3 계엄'이 일어난 밤에 가장 먼저 계엄의 불법성을 선포하고 계엄 반대 목소리를 냈. 이날 밤 11시 40분께 자신의 SNS에 “대한민국을 45년 전으로 돌린 폭거, 비상계엄 해제하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행안부의 청사 폐지 요구에도 자신이 책임지겠다며 불응했다.
다음날 김 지사의 계엄사태 대응 1호 조치는 전 세계 2500여 외국정상, 주지사, 국제기구 수장, 주한대사, 외국의 투자기업들에게 보낸 ‘긴급서한’이다.
김 지사가 전 세계 정치지도자와 주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상황이 국가 차원에서 잘 마무리돼 국민들은 안정을 회복하고 차분한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며 "한국을 믿어달라('Trust in Korea)”고 했다.
김 지사의 메시지에 세계 정상급의 지도자와 국제사회의 답신이 쇄도했다.
클라우스 슈밥 WEF(세계경제포럼) 회장은 12월 9일 답신을 통해 “(계엄해제)결의안이 평화롭게 이행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오랫동안 한국에 관심을 기울여 온 관찰자로서, 한국이 이 혼란을 극복하고 다시 한번 강한 회복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페터르 반 데르 플리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 브루노 얀스 주한 벨기에 대사, 응우옌 득 쭝 베트남 응에안성 당서기 등은 답신을 보내 김 지사 서신에 대한 감사의 뜻과 한국에 대한 신뢰를 표시했다.
‘서신외교’에 이어 김 지사는 가장 먼저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비상계엄 사태 속에서도 ‘철통같은’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
김 지사는 지난해 12월 24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와 면담을 통해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비상계엄 및 탄핵사태 속 한국을 둘러싼 국제정세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 지사는 추락한 국가신인도 회복을 위해 외국 경제단체들과 지속 교류하며 한국의 경제회복력에 대한 믿음을 강조해 왔다.
이어 지난달 8일에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와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를 잇달아 방문해 한국에서의 적극적 기업활동과 투자를 요청했다.
또 지난달 16일에는 필립 베르투(Philippe Bertoux) 주한 프랑스대사와 면담을 갖고 경기도와 프랑스 간 반도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런 노력이 이어지면서 프랑스 에어리퀴드사(社)의 프랑수아 자코(François Jackow) 회장이 직접 경기도청을 찾아 2500만 달러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김 지사의 이 같은 외교·안보 행보는 지난달 18~24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25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 다보스 포럼)에서 힘을 발휘했다. ‘다보스 포럼’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은 ‘세계 경제올림픽’으로 불릴 만큼 권위와 영향력을 갖고 있는 국제회의다. 국내 정치인, 자치단체장 가운데는 김동연 지사가 유일하게 참석해 한국의 ‘경제 국가대표’로서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보스 포럼에서 김 지사는 다보스포럼 측이 마련해 준 ‘김동연 경기도지사와의 대화’라는 이름의 세션을 열고 세계 미디어 리더들에게 한국 정치경제 상황을 브리핑했다.
다보스에서 한국의 야당 지도자를 위해 ‘미디어리더 브리핑’을 개최한 것은 역대 처음이다.
세션에는 최근 한국 상황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반영하듯, 미국·영국·중국 ·UAE·말레이시아 등의 20명 가까운 방송사 신문사 통신사 편집장·특파원·외교 전문기자들이 참가해 성시를 이뤘다.
브리핑에서 김 지사는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한국 속담을 인용하면서 “이번 정치적 불확실성의 위기에서 벗어나면 한국의 민주주의는 더욱 강해지고, 경제는 번영할 것”이라며 한국경제의 잠재력과 회복 탄력성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김 지사는 다보스 포럼에서 수많은 정치·경제 지도자들을 만나면서 한국 경제의 잠재력과 회복 탄력성을 일관되게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영문 명함에 자필로 ‘Trust in Korea! (한국을 믿어야!)’라고 써서 건넸다는 사실을 나중에 밝히기도 했다.
신년 정치권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마케팅에 열을 올렸지만, 김 지사가 선택한 것은 다보스에서 국가신인도 제고를 위한 실속 외교였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다보스 포럼에 영상연설을 제공하는 등 다보스포럼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표현했다.
이 과정에서 만난 인사들이 ‘트럼프 1기’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었던 게리 콘 IBM 부회장이다. 당시 한국의 경제부총리였던 김 지사와 인연이 있던 콘 회장은 7년 만에 재회를 반가워하며 경기도와 트럼프 정부 간의 가교역할을 약속했다.
‘트럼프 1기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사라 샌더스 아칸소 주지사와는 배터리, 스타트업, 자동차 산업 분야의 협력뿐 아니라 앞으로의 한미관계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또 김 지사는 국제신용평가사 S&P의 글로벌 평가단 사장과도 만나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며 한국경제의 국제 신인도에 대한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다. 앨 고어(Al Gore) 전 미국 부통령, 간 킴 용(GAN Kim Yong) 싱가포르 부총리, 파티 비롤(Fatih Birol)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 등과 만나 교류했다.
또 전기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 개발로 유명한 미국 아처(Archer)의 공동창립자인 애덤 골드스타인 등 세계적 유니콘기업 대표는 물론 시스코(Cisco) 시스템스의 척 로빈스(Chuck Robbins) 회장 등 글로벌기업 대표들과도 연쇄회동을 갖고 경기도에 대한 투자를 당부했다.
김 지사는 지난 6일 타마라 모휘니(Tamara Mawhinney) 주한 캐나다 대사와 만나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관세 대응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두 나라가 미국발 무역위기라는 비상 상황에도 변치 않는 경제․산업의 상생 파트너라는 서로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김 지사는 10일 도청사에서 외국인투자기업 대표들을 초청해 경기도에 대한 투자 확대를 독려하는 ‘투자유치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다시 한번 ‘Trust in Korea!’를 외치며 외교·안보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