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호스·컨베이어벨트 만드는 미쉐린, 복합소재 기업으로 도약

2025-10-23

글로벌 타이어 1위인 미쉐린이 단순 타이어 제조를 넘어 복합소재 전문 기업으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130년 넘게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확장하고 수익 구조 다각화와 탄소중립 달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마누엘 파피앙 미쉐린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사장은 22일(현지시간) 태국 사라부리주 소재 미쉐린 농캐 공장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미디어 데이 2025’ 행사의 기조 연설자로 나서 “미쉐린은 고분자 복합소재 전문성을 바탕으로 우리 삶의 동력이 되는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며 “미래 모빌리티와 항공우주, 헬스케어,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하고 성능·안전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타이어는 고무·금속·실리카·블랙카본 등 200개 넘는 소재를 결합해 만들어진다. 1889년 프랑스 클레르몽페랑에서 설립된 미쉐린은 136년 간 프리미엄 타이어를 생산하며 복합소재과 관련한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확보해왔다. 이를 토대로 산업 전반에 걸쳐 향후 100년을 책임질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있다.

미쉐린의 복합소재 기술은 이미 다양한 산업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광산·건설 현장·제조 공장에서 사용되는 컨베이어 벨트, 소방용 호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제품은 마찰에 따른 마모를 최소화하면서도 높은 내구성과 안전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미쉐린은 타이어 제조에서 축적한 복합소재 기술을 통해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켰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씨릴 로제 미쉐린그룹 기술·과학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복합소재는 각각의 특징을 가진 2가지 이상 소재를 융합해 강성이나 유연성 등을 배가 시키는 것"이라며 “연구개발(R&D) 센터에서 각종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고 결합하면서 실제 사업에 적용 가능한 잠재력에 대해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쉐린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에 참여해 항공우주 분야로 발을 넓히고 있다. 공기 없이 고무와 특수 소재로 구성된 달 탐사용 ‘에어리스 타이어’를 개발 중인데 주행거리 1만㎞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 타이어는 극한의 환경과 지형을 견디며 향후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쉐린의 복합소재 전략은 지속가능성과 탄소중립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 회사는 2050년까지 모든 타이어 소재를 재생·재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친환경 소재 비중을 늘리는 동시에 성능 저하 없이 효율을 극대화하는 정교한 배합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파피앙 사장은 “미쉐린은 기수 변화와 자원 고갈, 생물 다양성 보전 등 절박한 과제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모든 사업 분야와 제품 설계에서 친환경 소재 적용을 늘리면서 물 사용량, 에너지 사용량 절감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제 책임자도 “지속가능한 타이어는 환경 영향 최소화, 안전성, 주요 성능 등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며 “친환경 소재 활용 뿐만 아니라 회전 저항을 최소화하는 설계 방식으로 자동차 연비 효율을 높여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다”고 설명했다.

미쉐린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복합소재 분야의 핵심 성장 거점으로 보고있다. 파피앙 사장은 “이 지역은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 사람과 물자 이동이 끊임 없이 늘고 있다”며 “미쉐린 복합소재는 항공·철도·해운 등 다양한 인프라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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