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에 왜 토종 선발 없냐” 아쉬움 표한 SSG 김광현, 5.2이닝 8K로 개막전 선발 손색없는 피칭 “체력 유지한 데에 의미”

2025-03-23

SSG 좌완 에이스 김광현(37)이 국내 선발 투수로서의 자존심을 세웠다.

김광현은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5.2이닝 7안타 2볼넷 8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총 투구수 99개로 마운드를 오래 지킨 김광현은 첫 등판부터 승리 투수의 영예를 안았다.

최고 147㎞의 직구(25개)와 슬라이더(44개), 커브(15개), 체인지업(15개) 등을 노련하게 사용하면서 두산 타선을 틀어막았다.

상대를 압도하는 피칭은 아니었지만 경험의 힘이 돋보였다. 김광현은 3회까지 무실점으로 피칭을 이어가다 4회에는 2사 후 강승호에게 2루타를 맞은 뒤 흔들렸다. 급기야 양석환에게 내야 안타, 박준영에게 볼넷을 잇달아 내주며 만루의 위기에 처했다. 이유찬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으며 이날 경기의 첫 실점을 한 김광현은 다행히 정수빈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6회에도 선두타자 강승호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이번에는 흔들리지 않았다. 양석환, 박준영을 삼진아웃으로 돌려세우며 상대의 의지를 꺾었다. 계속된 2사 2루에서 이유찬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강판됐지만 후속투수 한두솔이 정수빈을 범타로 처리하며 김광현의 실점은 늘지 않았다.

SSG 타선에서도 3회부터 2득점하는 등 초반부터 득점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며 마운드에 힘을 실었다. 불펜에서는 한두솔에 이어 노경은(0.1이닝)-김민(1이닝)-조병현(1이닝) 등이 차례로 올라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김광현의 첫 선발승을 지켰다.

같은 날 김광현은 롯데에 승리한 LG 손주영과 함께 이번 시즌 가장 먼저 선발승을 올린 국내 투수의 영광을 안았다.

김광현은 최근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아쉬움을 표했다. 이날 10개 구단 감독들은 모두 선발 투수를 외국인으로 내세웠다. SSG 역시 드류 앤더슨이 시즌의 시작을 여는 역할을 맡았다.

10개 구단이 모두 외국인 투수로 개막을 맞이하는 건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그만큼 외국인 투수를 향한 신뢰가 더 두텁다는 뜻이다.

김광현은 미디어데이를 마친 후 “외국인 투수들이 개막전을 다 맡는다는 게 국내 선수로서 조금 창피한 일이다. 자존심도 상한다”라며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지난해 공동 다승왕을 차지한 원태인(삼성), 곽빈(두산) 등을 거론하며 “어린 투수들이 많이 올라와서 개막전 선발을 차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광현이 이렇게 주장하는건 경험의 힘이 크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개막전 선발이 가장 떨린다. 그런 경험을 해봐야 국제대회나 다른 중요한 경기에 선발로 나갈 수 있다”라고 자신의 경험을 말했다. 실제로 김광현은 5차례 개막전 선발 경험이 있다. 가장 처음 개막전 선발을 맡았던 해는 2014년이었는데 김광현의 나이는 26세에 불과했다. 김광현은 지난해에도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

이날 김광현은 개막전 선발로도 손색없는 피칭을 했다. 전날 앤더슨은 3.2이닝 4실점으로 5이닝도 채우지 못한 반면 김광현은 오래 마운드를 버티며 동료 투수들의 부담을 덜었다. SSG는 덕분에 개막 2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기분 좋은 출발을 할 수 있었다.

일단 김광현은 두산전 승리라는 점에 크게 의미를 뒀다. 지난해 김광현은 두산전 4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 5.30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경기 후 김광현은 “지난해 두산 경기에 선발승을 거두지 못해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었지만 오늘 승을 거둬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그는 “스프링캠프부터 개막전에 포커스를 맞춰 준비했고, 100개를 가까이 던지면서 체력을 유지할 수 있던 게 의미있다”라고 자평했다.

SSG는 개막 직전 중심 타자 최정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변수를 맞이했다. 그러나 우려 속에서 2연승을 달성했다.

김광현은 “최근 팀에 부상자가 많지만 어린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고 각자 역할을 잘해줬다”며 “팀에 베테랑의 비율이 많아 우려스러운 평가도 있지만, 그런 우려스러운 말들을 지울수있는 개막시리즈인 것 같다. 아직도 경기가 많이 남았고, 팀원 모두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고 즐겁게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며 주장답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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