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맞설 첨단기술 전략 짜고 習 4연임 기반 다진다

2025-10-17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열리는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관례를 깨고 3연임에 나선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중국 국가주석의 세 번째 임기가 반환점을 도는 시기에 중국은 4중전회를 통해 경제·사회·외교 등 각 분야의 중대한 국가 운영 방향을 결정한다. 이번 4중전회에서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중국의 ‘경제 청사진’을 확인할 수 있는 ‘제15차 5개년계획’을 심의하며 미중 패권 전쟁과 내수 부진 등의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현 상황을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게 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중국의 첨단기술 확보 전략과 투자 계획 등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패 혐의 등으로 공석이 된 당정군 고위급 인사의 교체와 조직 정비 등도 4중전회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공산당 최고 권력 기구인 중앙위원회의 전체회의를 줄여 부르는 ‘중전회’는 5년마다 열리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사이에 일곱 차례 개최하고 매년 한 번 이상 열린다. 보통 5중전회에서 차기 5개년계획을 논의했지만 3중전회 시기가 지난해 9월로 밀려 개최되는 바람에 이번에는 4중전회에서 15차 5개년계획을 핵심 의제로 다루게 됐다. 5개년계획은 내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최종 승인되지만 4중전회가 종료되는 23일 공보를 통해 주요 내용이 공개된다.

두 자릿수의 성장률로 고속 성장을 하던 중국은 최근 대내외 악재가 겹치며 일본식 장기 불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국은 이런 상황에서도 최근 5% 성장률을 마지노선으로 삼았고 향후 5년간 이러한 추세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대규모 개발 투자 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리춘린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은 올 7월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 3000달러(약 1840만 원)를 넘은 수준이라 경제발전을 더 촉진하고 민생을 개선하기 위해 중국이 향후 5년간 일정 규모 투자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미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이 15차 5개년계획의 주요 과제로 과학기술의 진흥을 삼고 미국과의 하이테크 패권 경쟁에 대비해 기초연구 예산을 확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올해 3월 양회에서 국가 자원을 총동원해 정부 주도로 첨단기술 분야에서 선두를 추월하도록 지원하는 모델인 ‘신형 거국 체제’를 강화한다며 과학기술 예산을 전년 대비 10% 증액했다. 이는 2019년(13%)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닛케이는 중국이 2030년까지 전체 과학기술 예산 중 기초연구 부문의 비중을 현재 8% 수준에서 두 배가량인 15%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 우주항공 등의 첨단기술 분야에서 기술력을 끌어올리려고 초기 연구를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둥위 칭화대 중국개발계획연구소 부소장은 향후 5년간 투자 규모가 계속 확대되고 “AI 관련 인프라 투자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제조업 기술 자립을 주도한 ‘중국 제조 2025’의 후속 계획도 4중전회에서 엿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고위급 인사의 대대적인 교체도 점쳐진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해 3중전회 이후 부패 조사나 사망 등으로 중앙위원 최소 9명을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2017년 11명 교체 이후 최대 규모의 인사 변화다. 최근 들어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춰 여러 설을 낳은 고위직들의 거취도 주목된다. 중국군 서열 3위였던 허웨이둥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은 올 3월 이후 주요 행사에 모두 불참해 숙청설이 나왔고 한때 차기 외교부장으로도 거론됐던 류젠차오 당 중앙대외연락부장은 최근 석 달 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이번 회의가 시 주석의 권력 재편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때 ‘실각설’까지 나왔던 시 주석이 당내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권력 구도를 강화함으로써 4연임을 위한 초석 다지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