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익 1조2500억 → 3800억 전망
지난해 수준 주당 3540원, 총액7536억은 힘들 듯
SK브로드밴드 지분 매입 1조1500억 유출 … 현금 흐름 부담
배당금 줄여야 할 명분 충분하지만 외국인 수급 고심
2014년 KT 사례 반면교사

[디지털포스트(PC사랑)=이백현 기자] SK텔레콤이 해킹 사고 여파로 올해 실적이 급감하면서 19년간 이어온 ‘무감축 배당’ 원칙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배당이 줄면 통신주 수급을 주도해온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NH투자증권은 13일 보고서에서 “해킹 사건으로 인한 실적 감소로 SK텔레콤이 지난 19년간 유지해온 배당금을 줄일 위기에 처했다”며 “배당 축소 시 외국인 매도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3분기 실적은 고객 보상 패키지와 과징금 반영으로 매출 3조9,900억 원(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11.9%), 영업이익 238억 원(-95.5%)에 그칠 전망이다. 1,347억 원 규모의 개인정보위 과징금이 반영되면서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8월 전 고객 대상 요금 50% 할인 및 월 50GB 데이터 제공으로 매출이 4,000억 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여파는 3분기까지 이어지지만 4분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배당 여력은 크게 위축됐다. 올해 예상 순이익은 3,874억 원으로 전년(1조2,500억 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SK브로드밴드 지분 매입(1조1,500억 원)과 설비투자(CAPEX 1조4,000억 원)로 현금흐름이 악화된 것도 부담이다. 지난해 수준의 주당 3,540원(총액 7,536억 원) 배당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NH투자증권 안재민 연구원은 “SK텔레콤이 배당을 줄일 경우 외국인 매도세로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2011년 하이닉스 인수, 2014년 KT 구조조정 때도 유사한 흐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회사는 인적분할 이후에도 배당금을 유지하며 주주환원 기조를 이어왔지만, 이번 해킹 사건 이후에는 ‘배당 축소 불가피론’이 힘을 얻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내년(2026년) 배당이 2024년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SK텔레콤의 투자의견을 ‘매수(Buy)’로 유지, 목표주가 6만5,000원을 제시했다. 다만 올해 영업이익은 1조1,1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9.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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