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크 조코비치(7위·세르비아)가 호주오픈(총상금 9650만호주달러·약 872억원) 남자 단식 16강을 깔끔하게 통과한 뒤 코트 위 인터뷰를 거절했다.
조코비치는 지난 19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4회전에서 이르지 레헤츠카(29위·체코)를 3-0(6-3 6-4 7-6<7-4>)으로 제압했다. 경기 승자는 온코트 인터뷰라는 간단한 승리 인터뷰를 하지만 조코비치는 이를 정중하게 거부했다. 조코비치는 코트 가운데서 인터뷰를 위해 기다리는 테니스 레전드인 테니스 선배 짐 쿠리어(미국) 앞에서 “경기장에 와주셔서 감사드린다. 다음 경기 때 다시 뵙겠다”는 의례적인 짧은 인사만 남기고 경기장을 떠났다.
호주오픈 공식 방송사의 한 앵커가 방송에서 자신과 함께 자신을 응원하는 세르비아 팬들을 비하하는 팬들을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채널 9의 앵커 토니 존스는 대회장에서 조코비치를 열성적으로 응원하는 세르비아 팬들을 바라보며 “지금 조코비치 팬들이 모여서 응원하고 있습니다”라며 “노바크는 과대평가 됐어, 노바크는 끝났어, 노바크를 쫓아내라”라고 팬들의 응원을 비꼬았다. 그러면서 “이 사람들이 제 얘기를 못 들어서 다행”이라며 비웃었다. 채널 9과 존스 모두 공식 사과가 없는 상태다.
조코비치는 “그들이 대회 공식 방송사이기 때문에 저는 채널 9 인터뷰를 하지 않기로 했다. 쿠리어나 호주 국민에 대해 아무런 반감이 없다”며 “온코트 인터뷰 거부로 대회 조직위원회가 벌금 징계를 내린다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 얘기를 기자회견에서 하지 말고, 팬들 앞에서 직접 하지 그랬느냐’라고 조코비치에게 조언하자 조코비치는 ‘정말 그럴 걸 그랬다’는 반응을 보였다.
존스는 20일 “내 유머가 조코비치를 공격한 것으로 오해받아 유감”이라며 “대회 기간 내내 세르비아 팬들과 이어온 농담의 연속선상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모닝 쇼를 보면 그 흐름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조코비치에게 무례한 태도를 보일 의도가 전혀 없었고, 이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자신이 이미 10차례나 우승한 호주오픈에서 개인 통산 투어 100번째 우승과 함께 역대 최다인 25번째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에 도전하는 조코비치는 큰 고비를 만난다. 테니스팬들이 기다려온 빅매치다. 조코비치는 21일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와 8강전을 치를 예정이다. 알카라스는 ‘빅3’ 시대가 저문 시점에서 조코비치에게 가장 거세게 맞서는 ‘영건’이다.
통산 7차례 맞대결에서 조코비치가 4승3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지만, 두 번의 메이저 대회 맞대결(3023·2024년 윔블던)에서는 모두 알카라스가 승리했다. 지난해에는 윔블던 결승에서 알카라스가, 파리 올림픽 결승에서는 조코비치가 승리해 1승1패를 나눠 가졌다. 호주오픈에서는 첫 맞대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