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남중부 521명이 꼽은 KBL 롤 모델(2편)

2025-03-03

바스켓코리아 2월호 <기록이야기>는 지난 호에 이어 남중부 33개 팀 521명의 KBL 롤 모델을 준비했다. 대상은 KBL 현역 및 은퇴 선수, 해외 리그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선수로 한정했고, 자료 수집은 각 팀 지도자와 주장(혹은 대표 선수)의 협조를 받았다.

투표에 참여한 남중부 선수들은 2025년 기준 1~3학년에 해당하고, 자료 수집 당시 신입생이 합류하지 않은 학교는 2024년 기준 1~3학년 선수들을 대상으로 했다.

2편에서는 신인 선수와 은퇴 선수 등을 롤 모델로 지목한 일부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1편 요약

남중부 33개 팀 521명이 꼽은 롤 모델은 총 77명이다. 1위는 최준용(부산 KCC). 전체 투표자의 12.3%에 해당하는 64명이 최준용을 롤 모델로 꼽았다. 많은 선수가 최준용을 ‘큰 키에 빠른 스피드, 넘치는 자신감,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라며 본받고 싶은 선수 1위로 지목했다.

2위는 허훈(수원 KT)이다. 금명중 선수들이 롤 모델을 제출하기 전까지 허훈은 1위를 달렸다. 그렇지만 금명중에서 최준용에게 5표를 몰아줬고, 결과로 허훈은 2위로 내려앉았다. 허훈은 29개 학교로부터 61표를 얻으며, 남중부 선수들의 롤 모델 2위를 차지했다.

세 번째로 많은 표를 얻은 선수는 이정현(고양 소노)이다. 26개 팀에서 총 54표를 얻은 이정현은 ‘승부사 기질’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남중부 선수들의 약 35%가 최준용-허훈-이정현을 롤 모델로 삼은 가운데, 14년 차 베테랑 김선형(서울 SK)이 4위를 차지했다. 37명에게 표를 받으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오재현(서울 SK)은 21명에게 지지를 받으면서 남중부 선수들의 롤 모델 부문 5위에 올랐다.

올스타 팬 투표 1위 유기상(창원 LG)은 20명에게 지목되면서 6위가 됐고, 7위 자리는 원조(?) 인기스타 허웅(부산 KCC)이 채웠다. 공동 8위는 변준형(안양 정관장)과 전성현(창원 LG), 10위는 송교창(부산 KCC)의 몫이었다. 그 뒤는 안영준(서울 SK)과 이우석(울산 현대모비스), 문성곤(수원 KT)이 이었다.

홍대부고 출신 박정웅

홍대부고 출신 박정웅이 14위로 깜짝 등장했다. 2024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정관장의 유니폼을 입은 박정웅. 그는 얼리 엔트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됐다.

홍대부중 3학년 진급을 앞둔 윤호준은 “중학교 때부터 계속 봐온 형이다. 플레이 스타일도 그렇고 나와 키도 비슷하다. 정웅이 형은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다. 체육관을 같이 사용하면서 자주 봤는데, 수비가 굉장히 좋다. 블록슛 타이밍과 점프, 사이드 스텝 등 기본기가 탄탄하다. 공격에선 돌파와 슛이 좋다. 배우고 싶은 점이 많은 형이다”라면서 “나도 고등학교 졸업 후 프로에 바로 갈 수 있는 실력과 용기를 갖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명지중 전정규 코치

5표를 받은 전정규 코치는 다른 팀 코치들에게 의심(?)의 눈길을 받았다. 선수들에게 지목을 강요한 게 아니냐는 것. 이에 전 코치는 “절대 아니다. 주장이 조사한 거라 우리 선수들이 누구를 뽑았는지도 몰랐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올해 명지중 3학년에 올라가는 구도훈은 “고등학생 때 센터를 보셨는데, 슈터로 전향하면서도 1순위로 뽑히신 게 멋있었다. 코치님의 플레이가 궁금해서 영상을 찾아봤는데, 슛이 좋으시더라. 항상 내게 도움 되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고, 부족한 점을 따로 맞춤식으로 알려주신다. 코치님께서 학창 시절에 훈련했던 걸 알려주시면서 항상 끈기를 강조하신다. 그리고 1쿼터 경기력과 4쿼터 경기력이 같아야 한다고도 말씀하신다"라고 설명했다.

지도자를 롤 모델로 선정한 게 사회생활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정말이다”라고 웃어 보였다.

경복고 졸업생 이근준

총 4표로 공동 27위에 오른 선수 중 하나는 경복고 출신 포워드 이근준이다. 그는 2024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전체 2순위에 호명돼 소노에 합류했다. 청주신흥고로 진학하는 박민준은 “경복고 형들의 결승 경기를 봤는데, 그때부터 팬이 됐다. 슛을 잘 던지고, 메이드 능력이 좋다. 속공도 많이 뛰고, 수비 역시 열심히 한다. 나도 마음먹고 최선을 다해서 이근준 선수처럼 되고 싶다”며 이근준을 롤 모델로 꼽은 이유를 말했다.

천재 가드 김승현

2001년 당시 대구 동양 오리온스에 입단한 김승현도 4표를 획득했다. 2010년대생들이 2014년에 은퇴한 김승현을 지목한 것엔 유튜브의 영향이 크다. 문화중 주장 조승우는 “안희욱 스킬 트레이너 선생님께서 내게 ‘김승현의 플레이를 보면 좋겠다’라고 권유하셨다. 그래서 찾아보게 됐는데, 딱 내 스타일이었다. 신장은 작지만, 빠르고 패스 센스가 뛰어나시다. 팀원들의 노마크 찬스를 기막히게 봐주신다. 그런 점을 배우고 싶다”고 전했다.

방송인이 된 스타, 전태풍

2009 KBL 귀화 혼혈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KCC에 입단한 전태풍은 3표로 공동 32위를 기록했다. 홍대부중 유현준은 “초등학생 때 취미로 농구하면서 유튜브를 통해 전태풍 선수의 영상을 접했다. 드리블이 좋고 멋있으셨다. 현란한 스킬을 가지셨지만, 돌파 등 필요할 때만 사용하는 게 깔끔했다. 전태풍 선수의 드리블을 보면서 공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3순위 신인 김보배

김보배는 2024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원주 DB에 입단했다. 연세대 3학년 재학 중에 드래프트로 나선 김보배는 2표를 얻었다. 홍대부중 최상윤은 “농구를 시작하면서 NBA만 봤는데, 원주에서 뛰는 김보배 선수를 봤다. 백 다운 이후 슛을 쏘는 게 멋있었다. 수비 눈치도 빠르신 것 같다. 가드가 레이업을 하려다가 돌파하는데, 김보배 선수가 그걸 저지한 게 인상 깊었다”라며 김보배를 지목한 이유를 알렸다.

고양 소노 민기남

2023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3위로 소노에 합류한 민기남도 2표를 받았다. 계성중 주장 김규원은 “키에 비해 수비력이 좋다.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서 투지 넘치는 모습을 본받고 싶다”며 민기남의 전투력에 박수를 보냈다.

남중부 선수가 바라보는 신명호 KCC 코치

신명호 KCC 코치 역시 2표를 확보했다. 우산초 졸업 후 문화중에 진학하는 임시현은 “유튜브에서 농구 영상을 찾아보다가 신명호 코치님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접했다. 열정적으로 수비하시는 모습이 와닿았다. 끝까지 상대 공격수를 집중 마크하는 자세를 배우고 싶다. 나도 신명호 코치님처럼 악착같은 수비를 하겠다”라는 각오를 다졌다.

송도고 이찬영, 이제는 KCC 이찬영

2024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순위로 KCC에 지명된 이찬영. 그는 직속 후배들에게 2표를 받았다. 2025년 송도고에 진학하는 김태명은 “송도고 선배이기도 하고, 슛도 찬영이 형처럼 잘 쏘고 싶다. 전체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닮고 싶다. 픽 게임을 할 때 센터들에게 찔러주는 패스와 외곽 찬스까지 봐주는 시야를 배우고 싶다”며 선배를 향한 존경심을 숨기지 않았다.

비선출 정성조

비선수 출신 최초로 KBL 선수가 된 정성조도 2명에게서 표를 얻었다. 올해 여천중 1학년이 되는 김시율은 “키가 큰데, 달리기도 빠르고, 3점슛도 좋다. 드리블과 슛, 돌파 모두 정성조 선수처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주희정 고려대 감독

두 표를 받은 마지막 인물은 주희정 감독이다. 2025년에 명지중 3학년에 올라가는 신우석은 “처음에 동기(주지우) 아버지라서 찾아봤는데, 너무 멋있어서 롤 모델로 삼게 됐다. 주희정 감독님은 패스 능력과 돌파가 정말 좋으시더라. 실수하더라도 연연하지 않고, 자신 있게 플레이하시는 모습을 닮고 싶다”고 소개했다.

명지대 출신 손준

손준은 명지대에서 3학년을 마친 후 2024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 나섰다. 전체 4순위로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품에 안겼다. 양정중 박재형은 “우연히 한국가스공사의 경기를 봤는데, 손준 선수가 파워풀하고 적극적이시더라. 리바운드나 플레이 스타일이 다부지고, 신인임에도 기죽지 않고 열심히 한다. 그 점이 기억에 남는다”라며 손준의 배짱을 닮겠다고 선언했다.

김준성 배재고 코치

배재중 심재우는 SK 출신 김준성 배재고 코치의 열혈 팬임을 입증했다. 심재우는 “코치님의 드래프트 영상을 봤는데, 사연을 들어보니 멋있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키가 작아도 날렵하시다. 슛과 돌파, 픽 게임 등 센스가 좋으시다. 그런 김준성 코치님을 보고, 엘리트 농구를 하기로 결심했다. 배재고에 가려면 배재중에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하남에서 배재중으로 진학했다. 부모님의 반대가 심하셨지만, 내가 끝내 설득했다”며 “배재고 형들과의 연습 경기에서 안 좋은 모습을 보인 적이 있다. 코치님께서 보고 계신데, 마음처럼 안 되니까 속상해서 눈물도 났다. 백 넘버도 김준성 코치님 번호다. 김준성 코치님은 정말 내 롤 모델 그 자체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양동근 울산 현대모비스 코치

한편, 배재중 김건희는 양동근 코치를 롤 모델로 꼽았다. 김건희는 “내가 농구를 시작했을 땐 양동근 코치님께서 이미 은퇴하셨다. 워낙 유명하셔서 양동근 코치님의 현역 시절 영상을 많이 찾아봤다. 체력과 수비에 슛 성공률도 안정적이셨다. 슛 셀렉션도 워낙 좋으셨다. 나도 슛을 잘 쏘고 싶어서, 그런 점이 이상적으로 다가왔다”며 양동근 코치를 지목한 이유를 말했다.

국내 최초의 NBA리거 하승진

상주중 3학년 진급을 앞둔 최지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NBA에 가셨고, 최고의 센터다. 내 포지션이 센터라 하승진 선수의 영상을 많이 봤다. 높이로도 힘으로도 압도적이다. 박스 안에서 리바운드를 한 이후에 안정적으로 공격 마무리하는 능력을 배우고 싶다”고 밝혔다.

KT 신인 김재현

광신중 김시원은 2024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9순위로 KT 유니폼을 입게 된 김재현을 언급했다. 김시원은 “광신중 선배다. 재현이 형이 고려대 3학년 때 그만두고, 4학년 때 광신중에서 운동했다. 나는 2024년에 무릎 골절로 재활 중이었는데, 그때 형이 슛 연습도 같이하면서 많이 얘기해주고 알려줬다. 재현이 형도 무릎 수술을 세 번이나 했는데, 극복하고 프로까지 갔다. 재현이 형의 끝까지 해내는 정신을 본받고 싶다. 나도 재현이 형처럼 다재다능하고, 농구를 잘 알고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선배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남중부 롤 모델 명단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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