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디지털 무역'…대한상의 "한국, 국제 규범 주도권 확보해야"

2025-10-09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인공지능(AI)·클라우드 등 디지털 서비스 소비 확산으로 디지털 무역이 급성장하고 있다. 그런 만큼 한국이 디지털 국제 규범 표준화를 선도하고 지속 가능한 통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9일 발표한 '디지털 통상 현안과 한국의 대응'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무역 부문에서 한국이 지속가능한 통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무역이란 디지털 방식으로 주문되거나 디지털 방식으로 전달되는 모든 국제 무역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AI·클라우드 등 디지털 서비스 소비 확산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디지털 전송 서비스 수출은 2010년 5391억 달러에서 2024년 1조6209억 달러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디지털 전송 서비스는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등 외부 충격에도 꾸준히 확대돼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유지했다.

SGI는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보다 능동적 역할을 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개방과 기술주권 간 균형 △국제 규범과의 정합성 확보 △국제 표준화 선도를 3대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AI와 클라우드, 자율주행처럼 개방과 협력이 필수적인 분야와 국가 안보 및 전략 산업 보호가 필요한 핵심 기술을 구분해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과 일본은 데이터 자유화를, 유럽연합(EU)은 개인정보 보호와 디지털 주권 강화를, 중국은 데이터 현지화와 안보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반면 한국은 상대국의 시각에 따라 규제 수준이 다르게 해석되는 '중간적 위치'에 있다고 분석됐다. OECD 디지털 서비스 무역 제한 지수를 보면 한국은 미국(+0.02), 일본(+0.04)보다 다소 규제가 강하지만, EU(-0.02), 중국(-0.26)보다는 개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SGI는 한국으로서는 디지털 무역 정책에서 완전한 개방이나 폐쇄적 보호주의를 지양하고, 지속 가능한 개방과 핵심 기술 주권 확보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법 제도가 국제 규범과 상충하지 않도록 정합성을 확보하고, 국내 법제 간의 일관성을 확보해 규제 파편화와 중복 문제를 예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이 디지털 무역 규범을 논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APEC에서는 정상회의 외에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최고경영자(CEO) 서밋과 APEC 부대 행사로 열리는 디지털 이코노미 포럼이 마련됐다.

대한상의는 "한국이 APEC을 계기로 디지털 규범의 국제 표준화에 주도적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정부의 'APEC AI 이니셔티브' 채택과 연계해 한국이 제시한 주요 과제를 국제사회와 공유하는 구체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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