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킨지가 최근 내놓은 '2025년 글로벌 결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결제기업의 수익성장률이 크게 떨어졌다. 지난 2023년 12%에 달했던 전년대비 이익성장률이 지난해 4%로 급락했다. 말이 1년만의 3분의1 토막이지 언제 0 또는 마이너스로 돌아서도 이상하지 않은 형국이다.
이같은 기존 결제의 침체와 하락 국면은 다른 통로의 결제 시장 성장을 의미한다. 바로 디지털결제, 즉 스테이블코인의 급성장과 맞물려있다.
같은 매킨지의 분석에 의하면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은 지난해 초 대비 1년반 만에 2배 이상 폭증했다. 1일 거래액도 300억달러를 넘어섰다. 가히 폭발적인 성장세다.
반면, 현금에 의한 전통적인 결제는 사실상 무너지고 있다고 할 정도로 줄었다. 전세계 결제시장에서 현금 사용량은 지난 2023년 과반선이 무너진 뒤 최근 46%로 낮아졌다. 이는 계속해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미국이 전세계를 겨냥한 돈과 관련된 압박에서 한 축이 관세라면, 또 다른 한 축은 스테이블코인 확장이다. 미국 초단기 국채 발행 등 아무리 시중 현금을 빨아들이려 해도 꿈쩍도 않하던 흐름이, 스테이블코인 확장을 통해 손쉽게 풀려가는 조짐까지 보인다.
실제, 미국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의 양대주자인 테더(USDT)와 서클(USDC)을 모두 거느리고 초반 생태계를 완전히 장악했다. 달러란 화폐의 왕좌가 만들어준 자리라고는 하지만, 디지털화폐·토큰경제에 대한 치밀한 준비와 계획 없이는 결코 만들어지지 않았을 현 위치다.
우리도 이제 막,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정책적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는 단계다. 이 또한 더 늦지 않아서 다행한 일이다. 다만, 세계가 움직이는 흐름에 최대한 발빠르게 움직이고 기민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본게임에 들어섰을 땐 이미 패권은 정해지고 난 뒤일 수 있다.
전세계 결제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기존 시장의 침체와 실시간 계좌간결제(A2A), 디지털지갑 성장이란 신호를 우리 재정당국이나 기획예산처도 놓쳐서는 안되는 변곡점이다.
이미 은행이나 카드사 등이 글로벌 결제망에 붙어 도매상 처럼 영위해오던 환전·다단계 결제는 스러져가는 탑이라 할 수 있다. 지구촌 사람들은 직거래로 모바일과 인터넷만 있으면 전세계 어디서든 원가 없이 결제·구매되는 현상에 열광하고 있다.
글로벌 토큰·디지털화폐 급성장을 넋놓고 보고만 있다간 큰코 다칠 수 있다.